부추꽃 피는 계절

수달씨
수달씨 · 글 쓰고 그림 그리고 디자인합니다
2023/09/07

아침 하늘이 새파랗다. 서늘한 공기가 콧구멍을 간지럽혀 몇 번 재채기를 하고는 현관문을 열었다. 잡초 무성한 마당으로 내려앉는 햇살의 폭이 넓어졌다. 계절에 따라 해 뜨는 높이가 달라져 생기는 변화다. 이제는 어둡던 안방 창으로도 한 조각 아침해가 들어온다. 

요즘 마당에서 눈에 띄는 녀석은 단연 부추꽃이다. 담벼락 아래, 잡초밭 사이를 비집고 기어이 꽃을 피웠다. 봄이면 가장 먼저 땅을 뚫고 올라오는 부추가, 그 여름을 버티고 쉼없이 자라 가을을 알린다. 이맘 때 마당에 보이는 꽃으로 나팔꽃도 있고 황화코스모스도 있지만 나는 자꾸 부추꽃에 눈이 간다. 작고 가녀린 흰 꽃 여러개를 아슬아슬하게 매달고 있는데 그 별무리같은 모습이 아련하다. 

아침, 저녁 일교차가 커서 낮이면 한여름 더위에 다시 에어컨을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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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고 그림 그리고 디자인 합니다. 시골집과 마당을 가꿉니다. 서점 주인이 되는 꿈이 있습니다. 독립출판 에세이집 <오늘의 밥값>, <어쩌다 마당 일기>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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