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광주와 이미 죽어 자빠진 지 오래인 사람

박일환
박일환 · 시인, 저술가, 국어사전 탐방자.
2024/05/18
광주항쟁 40주년이 되는 날이다. 정부가 정한 기념일 명칭은 5.18민주화운동이지만 나는 ‘운동’보다는 ‘항쟁’이라는 용어가 더 적합하다고 여긴다. 고귀한 목숨을 바쳐 항거한 이들을 생각할 때 아무래도 ‘운동’이라는 낱말은 역사적 무게에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항쟁의 대열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5월 광주와 엮인, 그래서 평생 죄의식과 고통에 붙들려 살아온 이가 있다. 오성인 시인이 쓴 책 <세상에 없는 사람>(걷는사람)의 주인공이자 오성인 시인의 아버지 오지교 씨 이야기다.
   
<세상에 없는 사람> 표지
“나는 죽은 사람이어야! 뭐더러 자꾸 이야기를 꺼내냐. 애비는 이미 죽어 자빠진 지 오래잉께 다시는 지난 이야기 같은 거 묻지 말어라, 알었냐?”
   
작가의 말 첫머리에 나오는 대목이다. 아버지는 묻지 말라고 했지만 아들은 궁금했다. 무슨 일이 있었기에 아버지는 왜 사람들도 잘 안 만나고,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근 채 살아가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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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으로 등단하여 <귀를 접다> 등 몇 권의 시집을 냈으며, 에세이와 르포를 비롯해 다양한 영역의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쓰면서 국어사전을 볼 때마다 너무 많은 오류를 발견해서 그런 문제점을 비판한 책을 여러 권 썼다. 영화와 문학의 관계에 대한 관심도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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