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처럼 뜨거웠던 10월 한반도 바다: "이러니 물고기가 없지"
2024/11/08
10월 한반도 및 전 세계 기온과 수온 동향을 원 데이터를 통해 살펴봅니다. 한반도도, 전 세계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10월이었네요.
1. 한반도 기온: 서늘한 것 같았지만 실은 별로 서늘하지 않았다
9월이 워낙 뜨거워서 상대적으로 양호해 보였을 뿐, 실은 10월은 매우 더운 달이었습니다. 전국 평균 기온은 16.1도로 2006, 1998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따뜻했던 10월을 기록했습니다. 서울은 역대 4번째로 따뜻했는데, 남부가 평년보다 따뜻했던 듯합니다.
최근 30년 평균과의 편차는 1.58도였습니다. "어? 벌써 1.5도를 넘었네? 싶을텐데요. 더 놀라운 건, 이게 산업화 이전 대비 아니라는 점이죠. 최근 30년과의 차이입니다. 1991~2020년 평균보다 1.5도가 올랐어요.
최근 30년 평균과의 편차는 1.58도였습니다. "어? 벌써 1.5도를 넘었네? 싶을텐데요. 더 놀라운 건, 이게 산업화 이전 대비 아니라는 점이죠. 최근 30년과의 차이입니다. 1991~2020년 평균보다 1.5도가 올랐어요.
2. 7월처럼 뜨거웠던 10월 한반도 바다: "이러니 물고기가 없지"
10월 한반도 주변 바다(북위 32~44도, 동경 122~140도)의 해수면 온도는 22.07도로 10월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썼습니다. 기존 최고(2021년 10월) 기록보다는 0.3도 이상 높았습니다. 올해 8~10월까지 3개월 연속 해당월 역대 최고 수온을 기록 중입니다.
최근 30년 평균보다는 1.87도 높습니다. 10월 중 최고이자, 역대 모든 달 가운데에서도 5번째로 큰 편차입니다. 1940년 이후 10월 전체 평균 수온(20.0도)보다는 약 2.07도 높았습니다.
참고로 이번에 기록한 수온인 22도는 이 지역에서 여름인 7월에 기록하는 수온입니다(85년 평균 수온 기준). 10월에 여름 수온이니, 물고기가 살기 팍팍한 것도 이해가 갑니다.
3. 전 세계 기온: 평균 15.24도로 지난해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역대 두 번째 고온
전 세계 평균 기온은 역대 10월 중 두 번째로 뜨거웠습니다. 산업화 이전 대비 편차는 가뿐히 1.5도를 넘은 상태죠. 10월 거의 모든 날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훌쩍 넘어 있습니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는 올해 전체 기간 편차가 1.5도를 넘을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또, 남은 기간 갑자기 지구가 식는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올해는 지난해보다 평균기온이 더 오를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희망이 그리 높진 않죠. 전 지구 평균 기온은 지난 9월~10월 중순 잠시 지난해보다 떨어졌지만, 10월 말 이후 다시 지난해보다 높아져 역대 최고 상태를 기록 중입니다. 겨울엔 좀 떨어지겠지만, 대세를 돌리기엔 늦을 전망입니다.
지역적으로는 북극 특히 캐나다 북부 지역의 고온 현상이 심각했습니다. 중국 서부도 꽤 고온이었고 호주도 열파에 시달렸습니다.
4. 극지 제외 전 세계 해수면 온도: 역대 두 번째로 따뜻
바다는 대기에 비해 비교적 반전없이 식고 있습니다. 동태평양의 이상 고온 현상인 엘니뇨가 종료하고 동태평양 이상 저온 현상인 라니냐로 넘어가는 시점이라 그럴 듯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기존 다른 해와는 한 단계를 건너뛴 듯한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와 함께 투톱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5. 비: 폭풍이 지나간 자리
지난달 평균 강수량을 보면 대만 및 동남아 부근과 남유럽, 멕시코와 플로리다 등에 최근 30년 평균보다 많은 비가 내린 모습이 보입니다. 대부분 폭풍이나 태풍, 허리케인이 지나간 곳들입니다. 하지만 주의해서 봐야 할 게 있습니다. 비는 집중호우나 폭우가 피해를 많이 낳죠. 지난달 말 스페인의 홍수는 월평균 강수량을 표시한 이 지도에서는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이건 아래 따로 보여드릴게요.
5. 비2: 스페인 대홍수
10월 28~30일 스페인 강수 현황을 지도에 표시했습니다. 스페인 동남부 발렌시아의 집중호우가 두드러집니다. 그런데 비가 더 많이 내린 붉은 지역도 문제였지만, 지역에 따라 좁은 지역에 비가 집중되기도 했습니다. 검은 점으로 표시한 투리스 지역은 시간 당 강수량 스페인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이 측정소에 10월 29일 하루 동안 내린 비는 역대 최고였는데요. 1년에 500mm 정도 비가 내리는 지역에 무려 710mm 이상이 집중됐습니다. 그래프를 보면 무척 놀랍습니다.
미국과 한국에서 기자상을 수상한 과학전문기자입니다. 과학잡지·일간지의 과학담당과 편집장을 거쳤습니다. '사라져 가는 것들의 안부를 묻다' '인류의 기원(공저)' 등을 썼고 '스마트 브레비티' '화석맨' '왜 맛있을까' '사소한 것들의 과학' '빌트' 등을 번역했습니다.
11월도 그렇게 춥지 않아 참 이상하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어느 방향으로 기후가 가고 있는지 짐작은 가나 그 방향을 생각하고 싶지 않은 내면의 마음이 부딪치는거 같습니다.
그렇죠. 10월은 그나마 초반에 좀 서늘해서 가을다워졌다고 생각했는데요. 기록을 보니 그렇지도 않다는 게 충격적이었어요. 8,9월이 그만큼 뜨거웠다고 생각하니 아찔합니다. 이런 식으로 바뀐 기후에 금세 익숙해질 수 있네요.
주변 사람들에게 계속 "10월 날씨가 아직도 이렇다는 건 날씨가 미쳐간다는 뜻이다" 라고 얘기하고 다녔는데, 정말이었네요.
주변 사람들에게 계속 "10월 날씨가 아직도 이렇다는 건 날씨가 미쳐간다는 뜻이다" 라고 얘기하고 다녔는데, 정말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