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

바움다후 · 페미니스트
2024/04/26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

새벽 3시는 카론의 배를 타고 레테의 강을 건너는 죽음과 같은 잠의 시간이다. 그러나 새벽 세 시의 몸들은 이 순간이 형벌과 다름없는 시간이 된다. 몸의 고통은 거세지고, 외로움은 경악할 정도로 깊어지며 불면은 또렷해서 의식은 대낮보다 훨씬 더 명료해진다. 잊고 살았던 몸이 비로소 지각되는 순간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혼자 깨어 오롯이 그 고통과 마주하며 견뎌야 하는 몸들을 “새벽 세시의 몸”이라 명명했다.

​작년, 갱년기의 터널을 지나며 알 수 없는 몸의 고통을 직면해야 했던 세월이 있었기에 이 책의 표제는 나에게 참으로 공감이 됐다. 광풍과 같은 몸의 시위에 무너지며 그동안 늘 누군가의 보호자였던 내가 순간 돌봄을 받는 입장이 되고 보니 가족들의 걱정과 돌봄이 한없이 부담스럽고 미안하고 죄스럽기까지 했다. 다행히 그 아픔으로부터 기어이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이후 돌봄을 받는 것과 죽음은 내 현실과 맞닿아 누군가의 몫이어야 할 일이겠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참 무거웠다.

​생노병사에서 자유로울 자는 아무도 없다. 그 삶 안에서 불가피할 수 밖에 없는 돌봄은 그동안 가족 내 여성이 맡는 게 대부분이었다.
기에서 겪게 되는 독박, 희생, 고통들은 너무나 사소하고 사적인 일로 정책입안자들도 세심하게 다루지 않았었다.
간병살인이라는 안타까운 사연들도 종종 전해지고 있다. 어찌보면 돌봄은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한국에서 여자로 살아요.
64
팔로워 200
팔로잉 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