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빙 이모션 driving emotion
운전면허를 따고 20여 년이 지나 생애 첫 자차 운전자가 된 사람이 있습니다.
이 시대 표준 정품 장롱면허인, 그 사람이 바로 저예요...
늘 조수석이나 뒷자리에 앉은 차량 동승자로서
유유자적 창밖을 보거나 망망대해 웹 세상을 떠돌다 사필귀정 잠이 들곤 했습니다.
몇 가지 감각만을 열어둔 채 최소한의 운동성으로 이동의 시간을 보냈던 것이지요.
그러나 운전자의 삶은 달랐습니다.
시종일관 전방을 주시하고 노심초사 촉각을 곤두세우며 명명백백 주변 상황에 반응해야 합니다.
모든 감각을 첨예하게 열고, 최대치의 민첩성과 정확성으로 몸을 움직여야 합니다.
(물론 초보 운전자의 삶이라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몇 번의 연수 후 첫 단독 주행의 날이었습니다.
출발과 동시에 헬게이트가 열렸습니다.
누가 옆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몸과 마음이 경직됨을 느꼈습니다.
더 예민해지고 더 용이 써졌습니다.
몇 가지 이벤트를 겪으며 교감신경이 풀악셀을 밟기 시작했고
마침내 초보 최대의 난제, 주차 쇼타임을 맞았습니다.
평범한 주차도 세상 쫄리는 초보가
입추의 여지없는 이중 주차로 빽빽한 경기장에 그만 앞바퀴를 들이밀고 말았던 것입니다.
주차장 입구 전기차 전용 자리 가운데 칸들이 비어있었지만 이중 주차의 틈을 비집고 들 자신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