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사회, 기계와의 대면 - 무인기계와 현대사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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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 알고보면 쓸모있는 신기한 문화비평
2023/03/05
한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의 무인주문기계(키오스크) - 오마이뉴스
어느 순간 무인 기계가 곳곳에서 눈에 띄고 있다. 처음엔 대형 프랜차이즈에서 나타나더니, 이제는 8평이 안 되는 작은 가게에서도 키오스크(무인단말기)를 찾을 수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무인 편의점, 무인 택배,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 등과 같은 다양한 무인시스템이 도입되고 있으며, 은행 업무를 핸드폰 어플로 해결할 수 있는 비대면이 일반화되면서 은행 지점들도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이렇듯 무인 기술은 세계적인 트렌드이자, 일상의 트렌드로서 유용한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문득 의문이 들었다. 무인 기계는 왜 갑자기 늘어났을까? 단지 무인 기술 발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일까?

검색창에 ‘무인 기술’을 검색하면 크게 두 가지 분야가 나타난다. 하나는 무인 자율 주행차, 무인 전투기, 드론 등 아직 보편화되지 않은 분야이며 다른 하나는 키오스크로 대표되는 무인 기계다. 무인 기술의 영역을 두 가지로 임의 분류한 것은 시행 정도의 차이도 있지만, 무엇보다 도입 분야와 양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무인 자율 주행차와 무인 전투기 등은 개인이나 사업자, 정부 등 ‘소유물’의 개념 하에 개발되고 있다. 이들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으면서 인간의 특정 욕망을 충족시켜줄 고차원의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반면 후자의 무인 기술은 요식업, 편의점, 공공 기관 등 전통적으로 사람과 사람이 대면해 이뤄지던 서비스 영역에 도입되고 있다. 이러한 영역에서 무인 기계의 도입은 전자의 무인 기술에는 없는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양식을 만들었다. 

국내에서 무인화(‘Unmanned’)가 처음 거론되었던 1960년대 후반은 조선업, 건설업 등과 같은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기능 노동자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작업의 기계화, 자동화가 고안되면서 일부 공정에서 무인화가 실현되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산업 현장의 기계는 업무 면에서 기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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