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학술저널 이야기] 3. 프리프린트와 오픈 사이언스는 저널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

남궁석
남궁석 · SLMS
2023/05/23
프리프린트

사실 논문을 작성하여 저널에 투고하기 전 논문 원고를 동료 학자들에게 보내 회람하여 코멘트를 듣는 일은 현재의 ‘프리프린트’ 라는 단어가 일반화되기 전부터 흔한 일이었다. 가령 로절린드 프랭클린은 DNA 연구를 접고 담배 모자이크 바이러스 연구를 해서 논문을 투고하기 전에 프랜시스 크릭이나 왓슨과 같은 사람들에게 초고를 보여주고 코멘트를 들었으며, 다른 과학자들도 마찬가지였다. 1960년대에는 미국 국립보건원을 중심으로 하여 출판전 원고를 회람하는 ‘정보 교환 그룹’ (Information Exchange Group, IEG) 이라는 모임이 존재하기도 하였다. (IEG는 1960년대 말, 당시 세력을 키워가던 상업 출판사 및 저널을 발행하는 학회의 반발에 의해 없어졌다. 이들은 출판 이전에 공개된 원고는 출판하지 않는다는 규칙을 세워 과학자들의 원고 공개 회람을 막았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형식의 프리프린트는 인터넷의 탄생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1980년대 말 이메일을 시작으로 인터넷이 태동하면서 이전에 우편으로 논문 원고를 교환하던 학자들은 전자 파일 형식으로 논문 원고를 교환하기 시작하였다. 1991년 미국의 물리학자인 폴 긴스파그 (Paul Ginsparg) 는 이러한 출판전 원고(프리프린트)를 인터넷에 저장하는 저장소를 그가 근무하던 로스 알라모스 연구소에 만들었고 xxx.lanl.gov 라는 도메인 명을 사용했다. 었다. 그가 2001년 코넬 대학교로 이직하며 출판전 원고를 저장하는 도메인도 같이 따라 이전하였고, arXiv.org 라는 도메인을 갖게 되었고, ‘아카이브’ 라고 불리게 되었다. 

처음 긴스파그의 전공 분야였던 고에너지 물리학을 중심으로 출판전 원고가 올라오던 아카이브에는 곧 우주물리학, 수학, 전산학 등과 같은 다른 분야의 논문 원고도 올라오기 시작하였다. 곧 이들 학문 분야에서는 저널 논문보다 아카이브에 프리프린트를 올리는 것이 가장 처음의 발표가 되기 시작하였다. 즉, 누가 먼저 프리프린트를 올리냐에 따라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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