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제에서 권력 구조의 문제 Episode.1 : 태종과 흥선대원군의 경우

정재웅
정재웅 인증된 계정 · 금융공학 박사, 변절 빌런
2023/01/03
군주제에서 한 국가의 모든 최종적인 권한은 군주에게 있다. 이 최종 권한은 군주 개인에게 말 그대로 “큰 힘과 큰 의무”를 지운다. 중국사에 있어 최고의 권위자 중 한 명인 일본의 미야자키 이치사다 선생이 청 세종 옹정제 아이신기오로 인전을 “역사상 가장 양심적인 독재 군주”라 평하는 것도 그가 “이 한 몸을 위해서 천하를 희생시키지는 않으리라”고 말하며 워커홀릭 수준으로 국사를 돌보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와 반대로 군주 한 명이 아둔하여 나라를 망친 경우도 많다. 이는 모두 군주제에서 군주 한 명이 최종적인 모든 의사결정권을 보유하기 때문이다. 특히 동양적 전통에서 군주는 하늘의 명을 받았다고 생각하기에 그의 권력과 권위는 절대적인 수준이 된다. 

저 절대적인 수준의 권력과 권위를 암군 혹은 폭군이 사용하는 일은 우리가 역사에서 익히 알고 있듯이 심각한 문제가 된다. 명말 4대 암군 혹은 조선의 대표적인 폭군이자 폐주 연산이 문제가 되는 이유도 그들이 무능력하거나 혹은 황음무도하여 저 권력과 권위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데 있다. 물론 조선의 경우엔 국왕도 한 사람의 유학자이자 군왕으로서 유학의 도를 따랐기에 그 권력의 행사에는 제약이 많이 따랐지만, 어찌되었든 최종적인 의사결정권과 신민의 생사여탈권을 보유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렇기에 이러한 군주제에서 군주의 문제에 더해 심각한 문제는 권력 구조가 명확하지 않고 적층적인 경우다. 

그렇기에 이 글과 이어지는 글에서는 동북아시아 군주제에서 적층적인 권력 구조의 문제를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이 글에서는 조선의 경우다. 

조선 3대 임금 태종 이방원은 그 손자인 세조가 롤모델로 삼았을 정도로 강력한 왕권을 구축한 군주다. 태종 이방원 본인부터 과거에 급제했을 정도로 학문도 깊었고, 고려에서 관료 생활을 하였기에 관료들의 생리도 잘 알고 있었기에 관료들의 머리 꼭대기에서 그들을 통제하는 일이 가능했다. 물론 주지하다시피 태종이 왕위에 오르는 길은 유혈이 낭자했지만, 그가 저 유혈을 감수하면서 왕위에 오른 ...
정재웅
정재웅 님이 만드는
차별화된 콘텐츠,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금융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교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한국 경제성장에 있어 정부 정책이 금융시장 발전에 끼친 영향'을 연구했습니다. 가상자산 스타트업을 거쳐 금융시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저서로 "변절 빌런의 암호화폐 경제학"이 있습니다.
23
팔로워 358
팔로잉 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