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블레이크 씨에게 보내는 편지
2024/04/01
평생을 성실한 목수로 살아오셨죠. 심장병을 얻어 투병 중인 와중에도 어떻게든 일자리에 복귀하기 위해, 무엇보다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목공 일이 아내를 잃은 후의 상실감과 외로움을 덜어주는 데 한몫했을 거란 사실도 짐작할 수 있었어요. 그렇죠, 노동은 인간의 신성한 권리이면서 인간다운 삶을 누리게 해 줄 최후의 자존심 같은 것이겠죠. 아내와의 사별과 갑작스럽게 찾아온 심장병, 그로 인해 일할 수 없는 상황까지, 얼마나 마음이 안 좋으셨겠어요.
삼중고를 견디게 해준 건 조만간 다시 연장을 들고 나무를 자르고 다듬어 가구를 만들 수 있을 거란 희망 때문이었겠죠. 그런 이들을 도우라고 우리가 세금을 내고 정부로 하여금 마련한 게 복지제도입니다. 심장병을 치료하는 동안 일을 할 수 없으니 대신 실업급여를 받아 생계를 유지해야 되겠죠.
저도 그런 적이 있어요. 아차, 그러고 보니 제 소개가 늦었네요. 저는 영화를 보고 나서 글을 쓰고 말을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 영화평론가입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