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아에오(23)] 느리지만 오늘도 성장하고 있어요.

케이크여왕
케이크여왕 · 평범함을 꿈꾸는 엄마
2024/04/10
만 3세 반. 아이가 치료 센터를 다니기 시작한 나이다. 어릴 때 개입할수록 아이의 예후가 좋다고 하는데 우리 아이가 늦은 건지, 적절히 시작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좀 의문이 드는 점이 있다. 빨리 개입할수록 정말 좋아지는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우리 아이의 발달이 올라오고 있다고 느꼈을 때는 초등학교에 다니고 나서부터였다. 그전에는 아이가 자기만의 유리 벽을 만들어놓고는 나오지 않는 느낌이었다. 열심히 뭔가를 해도 전혀 통하지 않는달까. 내가 무엇을 하면 아이가 받아들인다고 느낀 것은 초등학교 입학 직전이었다. 뭔가 내 말을 듣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꾸준히 좋아지더니 손을 놓고 다녀도 잘 따라올 정도로 발전했다. 어릴 때는 손을 놓으면 바로 달려 나가버렸는데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는 손을 놓고 다녀도 될 정도로 좋아졌다. 사람 많은 롯데월드에 가서 손을 놓고 다녀도 가족과 떨어지지 않으려고 무던히 살피며 우리를 따라다녔으니 말이다. 
외국에서는 자폐를 치료하는데 다섯 살까지가 적기라는 말이 있나 보다. 신경발달장애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배리 프리전트가 쓴 책을 보면 언어를 어릴 때 접하지 않으면 나중에 배우기가 힘든 것처럼 발달에 결정적인 시기가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다섯 살 이후에도 놀랄 만큼 성장한 아이들이 있으므로 다섯 살까지가 적기라는 말은 유효하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 아이가 몸이 아닌 말을 통해 자기 생각을 표현하려고 한 나이가 한국 나이로 9세였으니 아이들은 꾸준히 좋아지는 것 같다. 문제는 좋아지긴 하는데 너무 천천히 좋아진다는 것이다. 또래 아이들, 아니 2살 어린 여동생과도 제대로 소통이 안 되는데 어느 세월에 사회에 홀로 서냔 말인가. 
   
답답한 마음에 아이들을 재운 후, 식탁에 앉아 노트북을 두드린다. 센터에 가서 상담을 받거나 병원에 가서 주치의를 만날 때마다 내가 하는 말이 있다. “뭘 해줘야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그렇다. 나는 매일 헤매고 있다. 그래서 매일 자료를 찾아보며 열심히 공부했다. 그렇게 공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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