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호
노경호 · 연구자
2024/04/26
이제야 써주신 글을 직접적으로 언급할 수 있어 한결 마음이 편합니다. 제 글에서 짧게 언급한 혁명읽는사람 님의 <자유주의는 제멋대로 할 자유를 옹호하는 건가?>을 읽은 후 이게 혹시 제가 처음에 성인페스티벌 관련해 쓴 글을 겨냥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차였으나 확실치는 않아서 저 역시 그 글을 그냥 간단히 언급하고 말았는데, 직접적으로 말씀을 걸어주시니 무언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좋습니다.

1. 젠더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에 대한 해명
제 견해가 무슨 이전에 나온 반론들을 다 지양하고 전체를 조망하는 듯한 느낌으로, 그러면서도 성인페스티벌 이라 불리는 그 행사를 옹호하는 것처럼 얼룩소 메인에까지 (게다가 플라톤의 사진까지 첨부되어) 걸리게 되어 사실 다소 민망한 마음이 든다는 것도 밝혀둡니다. 제가 최초에 쓴 글에서 저는 이 행사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성적 대상화"를 이유로 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 성적 대상화가 뭐 특별히 더 윤리적일 게 무엇이겠냐마는 그렇다고 해서 비윤리적인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는 것을 밝혀두긴 했습니다. 다만 저는 AV 제작이나 성매매가 외적으로는 동의에 기초하지만 결국 현실적으로는 여성을 착취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류의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이 행사가 (AV 배우가 섭외되어 벌어지는 것이라 해서) 그것과 동등한 무언가로서 취급되어야 하는지에는 의문이 있다고 썼습니다. (지금 쓰신 글에선 그 동등성이 증명될 수 있다고 보신 것이지요? 혹은 이미 "친숙한 문화적 기제"라는 말씀을 통해 동등한 것이라 취급되어야 한다는 증명을 마치신 건가요?) 또 천하람 씨가 이 행사에 대해 찬성하면서 밝힌 입장, 즉 "여성의 성욕을 위한 행사는 괜찮고, 남성의 성욕을 위한 행사는 안 되냐?"는 식의 주장에 반대하여, 그 둘이 애초에 동등하지도, 동등하게 취급되어 오지도 않았기 때문에 그런 이유로는 이 행사를 찬성하는 것이 아님도 밝혀두었습니다. 이를 제일 마지막에 저의 논변이 젠더론적으로 왜곡되어 보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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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고대철학과 정치철학을 공부합니다; 번역: <정치철학사>(공역, 도서출판길, 2021), <자유주의 이전의 민주주의>(후마니타스, 2023); 신문 <뉴스토마토> 시론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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