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 만둣국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1/17
또 눈발이 슬슬 날린다. 하루라도 눈을 뿌리지 않으면 가시라도 돋는 모양이다. 요즘의 하늘은.
불이 발갛게 타오르는 난로의 문을 열어 굳이 장작 하나를 던져넣는다. 불길이 좋을 때 나무를 넣어야 불이 계속 기세좋게 타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로 곁에 의자를 끌어 와서 앉아 책을 펼친다. 이때 향기로운 커피 한 잔 곁들여야 제격인데.
따뜻한 난로 곁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다. 창 밖엔 눈발이 펄펄 날리고. 이래야 그림이 제대로 그려지는거 아닌가.
근데 어쩌냐. 나는 커피를 못 마시는 걸. 분위기가 한 풀 팍 꺾인다.
대신 나는 어제 저녁에 만들어 둔 누룽지를 씹었다. 누룽지는 너무 바짝 말라 내 입속의 부드러운 점막을 긁었고 뺨 부근에 방울을 맺히게 했다.
에잇, 누룽지는 먹을게 못되네.

책을 좀 읽을만...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3.2K
팔로워 817
팔로잉 9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