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이 꿈꾸고 만든 나라에서 살고 있다. 그들이 만들고 싶었던 나라는 대통령 취임사에 잘 나와 있다. 이승만은 새 나라 건설, 박정희는 가난 탈출과 단합, 김대중은 민주주의와 화해였다. 이들이 만든 법과 제도, 문화는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렸다. 이승만은 한미동맹을 체결했고, 경자유전(耕者有田) 즉, ‘농지는 농사짓는 사람이 갖는다’는 토지제도의 대원칙을 수립했다. 또 초등학교 의무교육을 통해 문맹을 해소했다. 박정희는 한국을 세계 10대 강국으로 이끌었다. 자동차·조선·철강·전자(반도체)·기계 등 중화학공업을 육성했고, 자주국방으로 K-방산의 토대를 놓았다.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소)를 설립해 과학의 나라를 만들었고, 일본과 국교를 정상화하고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했다. 가장 효율적이라는 의료보험, 성공적인 산림녹화, 새마을운동을 통해 ‘하면 된다’는 정신혁명도 이룩했다. 김대중은 인권과 남녀평등, 기초생활보장제 등 복지, 지식 정보화와 공기업 민영화에 큰 획을 그었다. 한류라 불리는 K 문화의 융성은 대일 문화 개방과 관련이 깊다. 이들은 성리학을 기반으로 수백 년간 이어 온 오랜 사회체제와 정신세계를 바꾼 주인공이었다. 조선은 양반과 상놈이라는 신분제, 관료 중에서도 문관만 우대받고 공인과 상인이 천대받는 사농공상(士農工商), 그리고 남자와 여자가 다르게 대우받는 남존여비(男尊女卑) 의 나라였다.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은 이런 공고했던 질서를 깨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