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도 당했다… “서울대 로스쿨에 딥페이크 공범” [범인은 서울대에 있다 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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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5
낯선 사람의 카카오톡 메시지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성폭력 사건 관련 서면을 쓸 때 도착했다.

“안녕하세요, 서연우 변호사님. 저는 서울대학교 A 학과를 졸업한 장예진(가명)이라고 합니다. 많이 놀라시겠지만, 아셔야 할 거 같아서 전달해 드립니다.”

텔레그램 대화방을 캡처한 사진 파일 두 개가 곧바로 날아왔다. 먼저 도착한 걸 클릭해 확대하자, 서울대 로스쿨 시절에 찍은 자신의 증명사진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얘가 서연우야.”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익명의 인물 ‘TR’은 서연우(가명)를 아는 걸 과시하듯이 말했다. 서연우는 두 번째 파일을 클릭 했다가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눈앞에 펼쳐진 건 자신의 오래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이용한 허위영상물, 딥페이크 성폭력 파일이었다.
눈앞에 펼쳐진 건 자신의 얼굴을 이용한 딥페이크 성폭력 파일이었다. 일러스트 오지원 ⓒ셜록
‘TR’은 서연우의 허위영상물을 텔레그램 대화방에 올려놓고 상스러운 말을 떠벌리며 낄낄거렸다. 눈 뜨고 볼 수 없는 풍경. 서연우는 사진 파일과 카카오톡 대화창을 닫고, 자기 책상을 바라봤다.

높이 쌓인 성폭력 사건 기록과, 모니터 속 아직 완성하지 못한 서면이 보였다. “성폭력은 인격을 말살하는 범죄”라며 가해자 엄벌을 호소하던 피해자들의 무수한 탄원서도 떠올랐다. 서연우는 두 손에 얼굴을 묻었다. 손가락 사이로 눈물이 떨어졌다.

변호사 서연우는 로스쿨 졸업 이후 성폭력 사건 피해자 대리 업무를 주로 해왔다. 성폭력 전문 변호사가 성폭력 피해자가 된 이 기막힌 상황. 분노, 답답함, 억울함이 서연우의 몸과 마음을 덮쳤다. 2022년 7월의 일이다.

텔레그램 성폭력 가해자는 잡기 어려우니 그냥 참자는 식으로 넘길 일이 아니었다. 피해자로서도, 법을 다루는 사람으로서도 그건 정도가 아니었다. 서연우는 정신을 가다듬고 장예진과 대화를 이어갔다.

장예진 역시 딥페이크 성폭력 피해자였다. 장 씨와 함께 서울대 A 학과를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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