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에 대한 논의가 끊이지 않는 요즘입니다. 노동개혁의 핵심으로 꼽히는 ‘노조 때리기’부터 ‘MZ노조’의 등장, ‘69시간 노동제’까지. 노동이 이렇게 큰 사회의 화두였던 적이 있나 싶을 정도인데요. 그 중심에는 ‘MZ’노동자를 향한 두 가지 엇갈린 시선이 존재합니다.

하나는 “MZ노조”로 대표되는 ‘당돌한’ MZ노동자입니다. 여기서 청년 노동자는 근무시간에 이어폰을 끼고 성과급의 근거를 따져묻는 등 권리찾기에 능한 존재입니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어쩌면 조금 이기적이죠. 이들은 정치적으로 편향된 양대노총에 대항할 존재인 동시에 ‘69시간 노동’과 같은 노동유연화를 시행할 수 있는 근거입니다. 어떤 불합리한 상황에서도 ‘알아서 스스로’ 권리를 챙겨갈테니까요. 그것도 정치적이지 않은 ‘공정’한 방식으로요.

다른 하나는 비정규, 하청, 지방의 ‘불행한’ MZ노동자입니다. 이 경우 청년노동자는 대개 구체적 모습 없이 피상적으로 상상됩니다.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다음 소희> 감독이 소희를 ‘구체적 존재’로 그려내고 싶었다는 이유일텝니다. 이들의 피상적인 불행과 희망 없음은 부패한 ‘귀족노조’의 폐혜를 입증하는 증거로 사용됩니다. 현대차 생산직 지원 열풍현상은 “강성노조 탓에 그간 기업이 신규 채용을 하지 못한 탓”이라는 식이죠.

두 가지 시선 모두 청년 노동자를 정확히 포착해내지는 못합니다. 그렇지만 오히려 그 오차가 선명하게 드러내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이번주 폴라리스는 ‘청년(MZ)’과 노조의 관계에 집중해 최근 사회의 노동 담론을 정리해봤습니다. 노조는 정말 청년의 적인지, 그렇다면 MZ노조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애초에 두 가지 시선의 간극은 왜 이리 커다란지까지요.

#1. ‘노조’는 ‘MZ’의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