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이 직접 밝힌 <악마를 보았다> 오열 장면

박효영
박효영 인증된 계정 · 언론인이자 글쓰는 사람입니다
2023/08/10
이병헌이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나와서 영화 <악마를 보았다>의 엔딩 장면에 대해 설명했다.
   
웃으면서 울고 왔다갔다 하는 그런 감정은 아니다. 내 애인이 처참히 살인마에 의해 살해돼서 복수를 위해서 끝까지 달려가는데. 진짜 처참한 복수를 나도 해줘야겠다고 생각해서 상대방을 크게 다치게 하고 풀어주고, 크게 다치게 하고 또 풀어주고 그러다가 맨 마지막에 정말 잔인한 방법으로 그를 죽이고나서 복수를 끝내고 난 감정이라는 게 뭔가 끝났다. 해소가 됐다. 이제 좀 낫다가 아니라 결국 나에게 돌아오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그렇다고 죽은 애인이 다시 살아나는 것도 아니고. 그것에 대한 허탈감과 상실감의 감정이었다.
   
나는 지난 7월21일 신림동 흉악범 조선이 살인극을 벌이고 난 뒤에 너무나도 우울하고 힘들었다. 보지 말아야 할 살인 피해자의 피습 영상을 보면서 조선에 대한 분노심, 국가 공동체가 왜 저런 놈을 막지 못 하는 것인지에 대한 사색에 잠겼다. 평소 범죄자 신상공개, 사형제 등등 엄벌주의적 흐름에 경계하는 편이었는데 온전히 살인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조선에 대해서는 사형을 선고하고 집행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헌법재판소가 사형제에 대해서 합헌 판정을 내렸으며, 아직 국회에서 사형제 폐지 법안을 발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결국 우리 공동체의 다수설은 사형제 유지쪽에 가깝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구나 조선 이후 최원종의 난동이 있었고, 살인예고글이 빗발치고 있는 요즘 사형제를 비롯 엄벌주의적 여론은 매우 드높은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악마를 보았다>를 세 번 정도 봤다. 지나치게 잔인하고 고어적인 부분이 있어서 주제의식이 잘 부각되지 않았지만, 최민식이 맡은 살인마 ‘장경철’이 아닌 피해자의 약혼남 이병헌이 맡은 주인공 ‘김수현’이 스스로 악마가 되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악마를 보았다의 악마는 김수현 자신이다. 악마를 만나서 악랄하게 복수해주려다 보니 본인도 악마가 되었다. 김지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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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06년 고등학교 1학년 때 입시위주교육에 문제의식을 갖게 되면서 언론인의 꿈을 키웠고 2017년부터 고향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가 직업 기자로 4년간 활동했습니다. 주로 국회를 출입하는 정치부 기자로 지냈고 2021년 3월부터 다시 광주로 내려와서 독립 언론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야구와 축구를 정말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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