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치인의 언어

정병진
정병진 인증된 계정 · 수석 매니저
2024/02/19
야당 대표의 연설 모습을 뚫어져라 바라 보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출처: Badische Zeitung

정치인의 말은 범부의 그것과 무게가 다릅니다. 국민의 생각을 대표하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생각에 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 정치인이 말 할 때 '품격'이 중한 이유입니다.

최근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의 말은 그런 이유에서 남다르게 다가옵니다. 지난 1월 31일, 독일 국회에선 대정부 총회토론(Generaldebatte)이 개최됐습니다. 우리의 국회 대정부 질의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한 명씩 연단에 나와 외교, 안보, 예산 정책 등을 주제로 정부 여당을 비판하거나 야당의 공격에 반박합니다. 공방이 굉장히 뜨겁게 오갑니다.

현재 정당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기사련의, 프리드리히 메어츠 대표는 "현 집권 세력인 신호등 연정과 협력을 원치 않는다"며 강력한 대여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요즘 극우 세력 AfD가 2위로 치고 올라올 정도로 정부 여당인 사민당(SPD)이 밀리는 중인데, 이 기세를 놓칠세라 매서운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ECwhjBbALM

사민당 내에서 '말을 좀 강하게 하라', '좀 더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달라'는 주문을 강력히 받고 있는 숄츠 총리도 이날 만큼은 작정한 듯 목소리 톤을 높였습니다. 독일 국회 대회의장이 다소 격앙되는 분위기로 흘러갔습니다. '어, 원색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건가?' 한국에서 뉴스를 전하며 접해온 정치인들의 '막말'이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였습니다.

"당신이 매일 연방정부에 대항하는 건 당신의 권리입니다. 당신이 바지 매무새를 단정하게 여미는 것 역시 당신의 권리입니다." (의원들 웅성웅성)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단어가 숄츠 총리의 입에서 나왔습니다.

"하지만 당신 역시 비판 받을 점이 있다면, 그건 당신이 한 떨기 미모사라는 점입니다"
(Aber wen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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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유럽의 사람 사는 이야기로 우리를 톺아봅니다. 현) 스태티스타 HQ 수석 매니저 / 함부르크대 저널리즘 석사 과정 전) YTN 앵커 / 부산MBC 아나운서 / 매일경제TV 앵커 / BBC KOREA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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