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의 생산적 노동, 그리고 가족들의 병원불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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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nDun C · 30대 뇌졸중환자의 일상
2023/06/05
다들 안녕,
저는 간만에 노동을 좀 한 후 기절잠했다 이제서야 깼네요(?)

오빠가 힐링 좀 하라며 사준 애플민트 화분이 죽어가길래 분갈이를 했어요.
아무래도 저는 농대 출신이지만 죽이는(?) 농약 전문이라 그런가 별로 식물들 생존율이 높지않더라구요.
그래도 어떻게든 살려 보려고 배양토에 영양제도 사서 분갈이를 했어요.

하지만 아무래도 간만에 너무 큰 노동이었던지 끝나자 마자 저녁 죽만 겨우 먹고 바로 기절하듯 잠들어 버렸어요.
그리고 방금 전에서야 잠에서 깼는데 온 몸이 아프네요.

그래도 간만에 뭔가 생산적인 일을 했더니 기분은 좋네요.

사실 저것도 저녁에서야 겨우 한 거고 낮에는 별로 상태가 좋진 않았어요.
음... 사실 간만에 트라우마가 제대로 찔려서 좀 발작했거든요.

저희 집은 좀 희귀한 특징이 있어요.
아버지랑 오빠는 희한하게 크게 아픈 곳이 없고
돌아가신 어머니랑 저는 또 반대로 희귀하게 아픈 곳이 많거나 중병이 있다는 거죠.

덕분에 아버지나 오빠는 제가 왜 이렇게 병원에 많이 다니고 약을 많이 먹는지 이해를 못해요.
약간... 정신이 약해서 병이 걸리니까, 병도 근성으로 이겨내라는 정신승리파랄까...
특히나 정신과는 더더욱 근성 치료 신봉자죠.
근성이 없어서 정신이 약해지고, 정신질환은 본인이 정신을 차리면 낫는다는 그런 좀 당사자에겐 어이없는 논리죠.

저는 20살부터 온갖 병원을 전전했어요.
대학원을 졸업하고는 몇 년이나 황반변성 때문에 몇 차례 시술도 받았고
중증천식 때문에 또 몇 년 째 약을 먹고 있고
이제는 또 뇌졸중과 뇌종양으로 약을 먹고 있죠.

몇 년이나 약을 먹고 병원을 다니는데도 낫지 않는다는 건 근성 신봉자들에겐 이해할 수 없는 일이겠죠.

그러니까...
오늘 오후에 오빠가 또 제가 병원을 오래 다녀서,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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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 중증천식, 뇌경색에 뇌종양. 더 생길 병은 없을 줄 알았는데 부정맥은 협심증에서 심근경색(주의)로 진화... 이제 조금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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