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포탕'의 섬뜩한 미래

김민하
김민하 인증된 계정 · 정치병연구소장
2023/03/10
뉴스를 보는데 등줄기가 오싹하다.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를 둘러싼 말들이 예사롭지 않다. 김기현 대표는 ‘연포탕’을 외친다. 연대 포용 탕평이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로 보면 ‘연포탕’은 무시무시하다.

언론 보도를 보면 대통령실에서 그런 언급이 있었다고 한다. 대통령과 당대표가 정례회동을 해야되겠는데, 매주는 좀 부담되니 2주로 할까요? 대통령과 정례회동을 해서 당대표가 무슨 말을 하겠나? 보고드리고 지시를 받드는, 회장님과 계열사 사장님의 회동 비슷한 모양새 아니겠나. 황당하다.

“매주는 좀 부담된다”의 ‘매주’의 기준은 뭘까? 과거 대통령이 총재를 겸하던 시절에는 청와대에서 매주 여당 대표로부터 당무 보고를 받았다는 거다. 대통령 총재 시절이 끝난 이후에도 당정청회의 등 다양한 현안 조율의 자리가 있었지만 여기에 대통령이 직접 오진 않는다. 대통령이 오면 여당이 자기 말을 할 수 있겠나. 요즘은 ‘당정청’도 부담스러워 그냥 ‘당정협의’라고 한다. 그런 기준에서 보면 대통령과의 2주 간격 정례회동은 완전 거꾸로 가는 얘기다.

집권은 당이 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정해진 기간 동안에만 권력을 행사한다. 반면 조직으로서의 당은 기간의 제한 없이 자기 역할을 한다. 한국 사회를 바꿀 청사진과 취해야 할 적합한 운영 방식 즉 노선과 철학이 다 당조직으로부터 나오는 게 정당정치다. 그게 원칙이라는 걸 아니까 다들 집권한 직후에는 “우리는 국민의힘 정부입니다” 또는 “민주당 정부입니다”한다.

그러나 좀 지나면 권력이 당에 원하는 건 빤하다는 게 드러난다. 그러다 정권 후반기 대통령 인기 떨어지면 그간의 실정에 당은 또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듯 굴면서 새로운 얘기를 하기 시작한다. 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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