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보
웅보 · 비자발적 전업주부
2022/12/03
일전에 다른 글에서 언급한 적 있어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민주노총 산하 산별 노동조합의 상근자로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그 덕에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노조 내부의 사정에 대해 비교적 잘 아는 편이며, 노조에 대한 세간의 평가에 대해서도 익숙한 편입니다.
   
하지만 잘 알고 익숙하다고 하여 잘 설명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노동 관련 이슈가 있을 때 댓글로는 참여한 적이 있어도, 본격적인 글을 적는 것은 망설였습니다. 제 부족한 식견이 되려 편견의 벽을 높이 할까 염려한 탓이지요.
   
그러나 연이은 파업으로 노조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토론소 주제 선정을 보고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느꼈습니다. 앞으로 몇 번의 글에 걸쳐 다른 관점을 제시해드리고자 합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노동과 근로, 노동자와 근로자는 사실 같은 의미로 사용됩니다. 다만 근로자라는 단어가 가진 단어적, 역사적 맥락 등으로 인해 노동계에서는 노동이라는 단어를 즐겨 사용합니다. 이후 글에서 사용되는 노동과 근로는 모두 같은 의미로 해석하셔도 좋습니다.
   
   
1. 당신은 노동자인가요?
   
노동조합에 대해 이야기하는 주제에 왜 이런 질문을 던지나 의아한 분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저는 한국에서 노동조합을 논하기 이전에 반드시 이 질문을 하고 싶었습니다. 적어도 어떤 사안에 대해 논하기 위해서는 그 사안에 대한 편견과 거짓을 우선 감별하고 사실들이 명확해진 이후여야만 건설적인 논의가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노동자의 사전적 정의는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노동력을 판매하여 얻은 임금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네이버 지식백과)’입니다. 즉, 월급쟁이는 모두 노동자라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물론 세부적으로는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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