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친구 아이가
2023/11/07
23화 <우리 친구 아이가> by 연웅
벌거 벗은 남자들 : 새로 쓰는 남성 섹슈얼리티
• 이 프로젝트는 기존 남성 섹슈얼리티의 재탕이 아니라, 새로 쓰는 남성 섹슈얼리티다.
• 편견과 왜곡, 위계와 대상화로 가득한 남성 섹슈얼리티의 실체를 고발하고 비판해야 한다.
• 그 자리를 더 나은 질문과 고민을 통과한 남성 섹슈얼리티의 탐구로 채워야 한다.
• 그러기 위해서는 남성의 내부고발, 실제적인 경험,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
• 앞으로 연재될 21화 ~ 25화는 학창시절을 둘러싼 남함페 5인 각양각색의 이야기를 다루고자 한다.
* 이 글에는 인터넷 용어 또는 혐오 표현을 직접 인용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나, 차별과 혐오의 재생산이 아닌 비판에 그 목적이 있으며, 가급적 사용을 지양하려 노력하였음을 미리 밝힙니다.
*이 글 속 인물과 이야기는 일부 각색되어 있습니다. 실제 사실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미리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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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친구였다.
나는 때때로 너가 무서웠지만, 그래도 우린 친구였다. 가끔 장난이 지나쳐 너의 굵은 팔목이 날 거칠게 끌어 당겨도 우리 관계는 친구였다. ‘원-펀치'라는 게임을 하자고, 서로 번갈아 상대방의 팔뚝을 주먹으로 때려서 누가 더 오래 버티는지 내기를 하자고 했을 때, 나는 그게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하게 됐을 때도 우린 분명 친구였다. ‘친구’라는 단어 속에 친밀과 애정, 우려와 두려움, 시기와 질투까지 어린 시절 복잡한 내 감정이 짧은 단어에 넘치도록 가득했다.
나는 부산의 영도라는 섬에서 나고 자랐다. 파도와 바람이 매서운 그 곳은 바다가 아름답고, 큰 조선소가 있으며, 영도 사람이라는 고유한 정체성을 서로 공유하는 육지와 가까운 섬이었다. 한 다리 건너면 알 거 다 안다는 이웃이 있고, 동네 친구가 학교 친구...
나는 부산의 영도라는 섬에서 나고 자랐다. 파도와 바람이 매서운 그 곳은 바다가 아름답고, 큰 조선소가 있으며, 영도 사람이라는 고유한 정체성을 서로 공유하는 육지와 가까운 섬이었다. 한 다리 건너면 알 거 다 안다는 이웃이 있고, 동네 친구가 학교 친구...
‘남성'과 '남성성’이라는 의제 중심 페미니즘 활동 단체입니다. 다양한 성 정체성을 가진 구성원이 남성연대에 균열을 내고 함께 페미니즘을 공부 실천하고자 자발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말 쉽게쓰기 어려운내용들을 자세히, 또 성찰을 담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맨박스/페미니즘 측면에서 접근하고 얻어갈부분도 있는데,
비슷한 시간과 공간을 경험하던 여성들의 목소리도 들어보고싶네요.
얼만큼이 청소년기 성장통인지, 학교 돌봄의 실패인지 성찰해볼만한 부분도 있지않을까 생각이듭니다.
맨박스라는 것이 학교 제도권 교육자체로 직접 주입되지 않더라도 학교가 구성하는 공동체에 의해서 주입될 수 있는가도 잘 보여주신것같습니다.
이번 글도 잘 읽었습니다. 유독 공감 가는 이야기가 많네요. 친구 관계 내에 존재하는 은근한 위계관계는 티가 잘 나지 않는 만큼 강력한 힘을 지닌 것 같습니다. 학교가 '작은 사회'라 불리는 이유도 그것과 비슷할 것 같고요. 그런 의미에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점을 다루고 이걸 페미니즘적 시각에 접목한 것도 좋은 스토리텔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날, 사범님께 맞고 선배에게 맞고 많이 혼란스러워했을 남함페 작가님과 저, 그리고 이 글을 읽게 될 우리 모두에게 수고했다는 위로를 전해주고 싶습니다. 이 기나긴 연쇄가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페미니즘의 실천이 필수불가결하다고 생각해요.
정말 쉽게쓰기 어려운내용들을 자세히, 또 성찰을 담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맨박스/페미니즘 측면에서 접근하고 얻어갈부분도 있는데,
비슷한 시간과 공간을 경험하던 여성들의 목소리도 들어보고싶네요.
얼만큼이 청소년기 성장통인지, 학교 돌봄의 실패인지 성찰해볼만한 부분도 있지않을까 생각이듭니다.
맨박스라는 것이 학교 제도권 교육자체로 직접 주입되지 않더라도 학교가 구성하는 공동체에 의해서 주입될 수 있는가도 잘 보여주신것같습니다.
이번 글도 잘 읽었습니다. 유독 공감 가는 이야기가 많네요. 친구 관계 내에 존재하는 은근한 위계관계는 티가 잘 나지 않는 만큼 강력한 힘을 지닌 것 같습니다. 학교가 '작은 사회'라 불리는 이유도 그것과 비슷할 것 같고요. 그런 의미에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점을 다루고 이걸 페미니즘적 시각에 접목한 것도 좋은 스토리텔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날, 사범님께 맞고 선배에게 맞고 많이 혼란스러워했을 남함페 작가님과 저, 그리고 이 글을 읽게 될 우리 모두에게 수고했다는 위로를 전해주고 싶습니다. 이 기나긴 연쇄가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페미니즘의 실천이 필수불가결하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