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속에서 소수자로 지내기
2024/04/19
성비를 따져보면 아주 단순하다. 지휘자 선생님을 제외한 모든 단원과 반주자 선생님까지 모두 여성이다. 대략 30:1인 듯하다. 정말이지 이런 성비는 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로 오랜만이었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아니 사실 아주 어릴 적부터 과학과 관련된 활동을 할 때면 남성이 대다수였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나의 성별로 인한 소수자성을 절절히 느끼며 살아오지는 않았다. 청소년기에는 남학생들이 더 잘하는 것처럼 보였고, 물리 선생님들은 언제나 남성이었고, 위축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학에 진학해서 내가 공부를 못한 것도 아니었고, 과에서 나보다 공부도 잘하고 능력자였던 학생도 여성이었고, 무엇보다도 과에 동경할 만한 여자 교수님이 계신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던 듯하다.
물론 물리학과에는 남학생이 대다수였다. 군대 다녀온 동기들 사이에 생겨난 유대감을 관찰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딱히 배타성을 느껴본 적은 없다. 군대 다녀온 친구들이 나에게 불닭볶음면의 세계를 소개해 주었고, 선배들이 나에게 군대 문화를 강요한 적도 없다. (그리고 어차피 공부는 내가 더 잘했다) 성비로만 따지...
과학기술인 시민단체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는 과학적 사고와 합리성이 한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및 문화 활동을 전개하고 시민사회와 연대하여 한국사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일에 동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