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연화
한연화 · 미친 세상을 사는 아스퍼거 ADHD인
2023/08/18
큰아빠가 어린 나를 돌봤던 것은 사실이었다. 할머니의 보살핌이 전적으로 필요했던 때가 지나고 내가 애들용으로 간을 약하게 한 음식이나마 먹을 수 있게 된 세 살 무렵부터 할머니는 종종 나를 집에 두고 외출을 하고는 했다. 그동안은 경로당에 갈 때조차 나를 업고 가 동네 할머니들과 함께 때 맞춰 분유나 이유식을 먹이고, 기저귀를 갈고, 이 할머니 등에서 저 할머니 등으로 업혀다니며 잠들게 하던 때를 지나 할머니는 큰아빠나 둘째큰아빠, 삼촌이 집에 있을 때면 나를 맡기고 경로당에 놀러가고는 했다. 공장에서 일하던 큰아빠는 일이 끝나고 집에 오거나 쉬는 날이 집에 있을 때면 어김없이 나를 돌봤고, 내 밥이나 간식을 차려주는 것도, 내 옷을 갈아입히는 것도, 대소변을 본 나의 뒷처리를 해주는 것도 큰아빠의 몫이었다. 둘째큰아빠는 그런 큰아빠를 돕거나 나를 데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술이나 담배를 사러 나가 "작은큰아빠가 과자 사줄까? 아니면 사탕 사줘?" 하고 물어보고는 내가 "이거! 이거! 큰아빠, 이거!" 하고 과자나 사탕을 고르면 값을 치르고 술과 담배, 과자와 사탕이 든 검은 봉지를 들고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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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와 학교폭력 등을 겪고 살아온 아스퍼거 ADHD인입니다. 남들 하는 걸 못해 세상에 완벽히 적응하지 못하고 살고 있으나 어떻게든 적응 중입니다. 가족, 특히 큰아빠에 대한 트라우마와 어린 시절, 그리고 살아오면서 겪은 일들에 대한 트라우마는 현재 마주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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