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이념이 필요한가

햇살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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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3
이념 과잉 시대다. 이념 대립은 과거 냉전 시기의 산물, 다시 말해 구시대의 유물이었지만, 2023년 현재 이념 대립은 과거와 비견될 만큼 극심해졌다고 여긴다. 과거에 비해 정보의 비대칭성은 줄었고, 지식은 더욱 늘어났다. 그런데도 이념 과잉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은 꽤 아이러니하다.

물론, 정치란 늘 대립하기 마련이다. 세상에 일어나는 일은 언제나 양면성을 지닌다.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생각도 전혀 달라진다. 세상에는 늘 찬성과 반대가 있고, 이 대립은 쉽게 그치지 않는다. 따라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원만한 타협점을 제시하고 절충안을 찾는 것이 민주주의다. 민주주의는 합의와 협력이 기본이다. 다수결은 이러한 합의와 협력이 난항을 겪을 때 최후의 수단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역사는 이와는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다. 역사의 사전적 의미는 인류 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 또는 그 기록이다. 역사는 기록의 산물이다. 때문에 역사에 정치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 정치란 언제나 바라보는 시각이 전혀 다른 두 개의 관점이 대립하므로 정치가 역사에 개입하는 순간, 숱한 논쟁과 대립이 일어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역사를 평가하는 것은 역사가들의 몫이며, 역사 또한 오랜 연구와 합의 끝에 정립된다.

최근 홍범도 장군 논란은 정치가 역사에 개입한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좌우의 이념 대립이 극심해졌다. 홍범도 장군의 공산당 가입 이력을 문제 삼는 쪽과 독립운동의 민족정신을 강조하는 쪽이 서로 대립하며 이 논란은 끊이질 않았는데, 육군사관학교 내 흉상 문제를 넘어 '홍범도함'과 '홍범도장군로'마저 이 논쟁의 대열에 합류했다.

사실, 공산주의는 우리의 주적이라는 이야기 또한 구시대의 산물이랄 수 있다. 현재 공식적으로 공산주의 국가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이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겠으나 북한은 1당 독재의 전체주의 국가지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다. 우리가 흔히 공산주의로 인식하는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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