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빼고는 다 오르지롱

이샤
이샤 · 직장러
2021/11/17
낯선 번호로 문자가 왔다.
 
"집주인입니다. 내년 2월에 제가 실거주할 예정이라, 집을 구하셔야 할 것 같네요."

집주인이라는 글자가 살짝 보이자마자 빛의 속도로 문자를 눌렀다. 중간에 집주인이 바뀌는 통에 문자 몇 번 주고받긴 했어도 집주인 번호를 따로 저장해 두진 않았다. 나보다 1살 어린 그가 몇 억이 넘는 집을 소유한 게 부럽기도 했고, 솔직하게 그냥 소심하게 부정하고 싶었다. 주인님 같은 건 내겐 없어!! 그럼 뭐하나, 집주인 글자만 보고 바로 심장이 반응하는데.

전세 만기는 2월 말. 좀처럼 집주인에게 연락이 없길래, 호옥시나 전세 연장이 될까 행복 회로를 돌렸던 내 모습이 불쌍하기까지 했다. 모두가 집을 사라고 했을 때 당당히 "돈 좀 모으고 살래!"라고 외쳤던 2년 전 나에게 친구 선은 말했다. 후회할걸? 후회할 텐데. 후회는 무슨 후회! 나는 빚이 없는 게 좋고, 노동을 해서 돈을 벌고 모으고, 어쩌고 저쩌고... 저따위 형편없는 말을 했던 게 나였던가. 기억을 할수록 그날의 나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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