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나를 포기한 적 없는 너에게
2021/10/28
그날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슈퍼마리오 게임 배경 같은 하늘이 차곡차곡 쌓였다. 집에 박혀 있느라 이틀 째 신발을 신어보지 못한 날이었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오늘은 나가야지 다짐했다. 출근이라는 장치가 밖으로 꺼내 주지 못하니 친구들이 올리는 사진에 이끌려서라도 나가야 했다. 발을 감싸는 천의 감촉이 낯설다고 느끼며 현관문을 열자 살랑바람이 뺨을 간질였다. 바람은 가로수로 쓰인 플라타너스 가지 사이에도 숨을 불어넣어 사각사각 마른 잎 비비는 소리를 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소음과 하교하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생명의 징후는 소리라는 생각을 했다.
SNS에서 봤던 것처럼 나도 하늘 사진을 찰칵 찍고 당현천 변을 따라 걸었다. 제초작업이 한창이었다. 여름 내 웃자란 풀들을 이용하는 작업자들의 손이 분주하다. 시끄러운 모터의 굉음 사이에서도 개울 물이 흐르는 소리는 제법 우렁차게 들렸다. 지난 이틀간 비가 온 탓이었다. 수량이 불어나 빨라진 물살에도 아랑곳 않고 오리는 동동 여유를 부렸다. 이것들을 꼼꼼히 보고 돌아오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차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보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COVID-19는 나에게 반려식물 돌보기라는 취미를 남겼다. 나는 참...
환경 보호와 먼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차를 산 것은 생활 전반에 영향을 줘 너무 잘했다고 까지 생각해요.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조금은 소심하게 목소리를 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