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여행은 어때요?_『열하일기』

이우주
이우주 · from 책, 신문, 달리기, 자연
2024/05/08
하늘엔 온통 별이 총총하다. 손을 뻗치면 그냥 닿을 것만 같다.
- 『세상 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上, 55쪽, 박지원


경자년 경진일, 그러니까 1780년 7월 4일엔 밤새도록 비가 왔습니다. 하여 박지원과 일행은 청나라 황제를 찾아가는 일정을 하루 더 지체하게 되었습니다. 

전설처럼 말로만, 제목으로만 들어오던 『열하일기』를 고미숙, 길진숙, 김풍기 선생이 엮은 본으로 드디어 읽어보았습니다. 
박지원이 풍채 좋은 호걸상이었다는 것, 우울증을 겪었다는 것, 우울의 세월 끝에 중원대륙을 유람할 기회를 얻었다는 것, 그리하여 그 길 위에서 날마다 날씨가 어떠하였는지, 무엇을 보아 어떤 생각을 하고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를 기록한 활자에 순도 100%의 설렘과 진중을 함께 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죄인에게 형벌을 집행하는 자를 군뢰라 불렀는데, 단촐해야 효율적일 사절단에 이들까지 포함되었다는 것이 이상했습니다. 생각해보니 황제에게 선물할 귀중품을 지니고 이역만리를 이동해야 했으니 규율을 엄히 지키는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었을 것도 같습니다. 
그런데 박지원의 눈에 띄고 말았습니다. 이 군뢰가 지체 높은 분의 호령을 듣고도 일부러 못 들은 체하는 것이요. 부르는 동안 구시렁거리다 10번쯤 불렀을 때에야 처음 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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