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 혐오]내 살들이 당신의 어디를 아프게 했나요.

블랙독
블랙독 인증된 계정 · 교권 침해 피해 교사입니다.
2024/06/09
나는 요즘 운동을 한다.
두달 전 건강 검진에서 몇가지 수치가 경계선에 닿아있기 때문이다.
좀 억울했다.
나는 수영을 시작한지 2년이 넘었다. 이젠 꽤 익숙해서 쉬지 않고 40~50분을 지속할 정도가 되었다. 게다가 주 5일 이상 운동을 한다.
그런데도 살은 잘 빠지지 않는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그럼 먹는 것에 문제가 있겠지.'라고 쉽게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
아니, 그렇지 않다. 튀김과 고기를 좋아하지만 많이 먹지 않는다. 술도 그렇다.
심지어 소화 문제로 야식은 거의 하지 않는다.

여기까지 글을 쓰고 앞의 글을 다시 읽어 본다.
나는 그저 일상에 팽배해있는 혐오적 시선을 거두라는 말을 하고 싶었을 뿐인데 그 말을 하기에 앞서 나의 노력들을 전시하고 있다.

자기 검열이다.

날씬하게 살아온 적이 거의 없는 나로서는 이른바 살찐 사람들을 향하는 말도 안되는 혐오와 단정의 말들을 수도 없이 들어왔다.
누군가에게 나에 대해 설명해야 할 때 아주 좋게 말해야 '덩치 좋은 그 애' 정도지 '걔 있잖아. 뚱뚱한 애' 가 일반적이다.
살이 찌면 그 사람의 특징은 뚱뚱한으로 쉽게 결정된다.

무례한 사람들(놈과 년이라고 쓰고 싶다)은 더 거침이 없다. 그 중에 특히 운동 좀 한 사람들은 살집이 있는 이들을 망설임없이 게으른 사람으로 치부한다.
자신의 운동 이력과 노력을 자랑하는 수준으로는 도저히...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교육, 인권, 노동자로서의 삶
19
팔로워 157
팔로잉 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