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받는 걸 걱정해야 하는 전세금

홍지현 · 생각 많은 관찰자로 핀란드에 삽니다.
2023/03/28
전세금! 옛날이나 지금이나 도박도 아닌데,  잃을 수 있다니...
출처: Unsplash


언니의 생애 첫 내 집 마련, 전세금 잃을 염려가 없다.

재작년 즈음 언니가 집을 샀다. 언니에 의하며 부동산이 고점을 찍기 직전이었다. 아파트를 살만한 상황이 아니라 투자와는 거리가 멀다는 빌라를 샀다. 내 집마련은 꿈처럼 느껴지는 내게 언니의 내 집 장만 소식은 부럽고 축하할 일이었지만, 용감하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최근 부동산이 하락세라는 뉴스들을 많이 접하면서 아파트보다 선호도가 떨어지는 빌라를 산 언니가 염려되었다. 빌라로 내 집마련을 한 언니의 마음이 여전히 안녕한지를 조심스레 물었다. 상당히 고점에 집을 구매해서 손해가 아닌지 손해라면 억울하진 않은지를 물었다.

언니는 부동산 시세에 크게 관심이 없다고 했다. 투자보다는 거주 목적으로 산거라 괜찮다는 자기 위로가 아닌 진짜 긍정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설령 집값이 내렸더라도 계속 전세에 살면서 2년마다 이사에 대한 부담과 전셋값을 날릴지도 모른다는 염려 속에 사는 거보다는 맘 편해서 좋다는 설명이었다. 현재 집을 구매하기 위해 부동산을 돌던 시절, 만약을 위해 전제집도 알아보고 다녔는데, 빌라는 구매가나 전세가의 차이가 없었다고 했다. 전세사기도 많고, 부동산 하락의 여파로 전셋값도 하락해서 전세금 돌려받기가 어려울 수 있는 현 상황에서 약간의 집값 하락은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값으로 치부할만하다는 의견이었다.


오래된 전세금 반환의 기억

오래전 한국을 떠날 때, 오빠와 함께 살던 전셋집이 골칫거리가 되었다. 전세기간 만료 최소 두 달 전 주인에게 이사를 가겠다는 통보를 했지만,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줄 목돈이 없다며, 새로운 세입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라고만 했다. 전세대란이라는 말이 처음 나돌던 시기였던 2002년 초에 어렵게 구했던 전셋집이라 전세금이 집에 비해 비싼 편이었다. 전세기간이 만기 될 시점은 오히려 역전세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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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새김, 지난 일을 되돌아봅니다: 주로 핀란드 관련된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잠시 지난 이야기를 되새겨보며 숨 고르기 합니다. 제 얼룩소의 글들은 제 브런치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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