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효율을 위한 자본의 인격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인증된 계정 · 다른 시각을 권하는 불편한 매거진
2023/08/13
  • 다니엘 린하르트 l 노동사회학자

  •  

‘인적 자원’을 다루는 기술


경영학교에서 금융 수단이나 시장 가능성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법을 배우듯이 요즘 경영자들은 인간을 다른 모든 자원과 동등하게 취급하며 관리하는 법을 배운다. 이들은 목적 달성을 위해 공감, 동조, 즐거움에서 두려움과 스트레스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감정을 이용한다. 이 모든 것은 ‘호손 효과’에서 비롯됐다. 

 
<번아웃 직전>, 2015 - 발레리 앙드리안시페르나

미국의 경영학자 프레더릭 테일러(1856~1915)가 노동의 과학적 관리법을 창안한 목표는 명확하다. 생산성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다. “경험에 의존한 경영방식을 과학적 체계로 대체하는 것은, 단순히 한 작업을 수행할 때 적절한 속도와 적합한 공구를 연구하는데 그치지 않고 노동자가 노동과 고용주를 대하는 사고방식의 전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1) 
테일러리즘(Taylorism)이라고도 하는 이 과학적 관리법의 요지는 노동자의 순종 및 지지를 이끌어내 생산성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테일러는 작업현장 분석을 통해, 노동자에게 지식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지식은 작업을 어떻게 조직할지 결정하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테일러는 노동자가 최상의 효율성이 입증된 작업방식을 따르고 그 방식에 만족하도록 만드는 것은 경영진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테일러리즘, 호손 효과를 더해 진화하다

이후 ‘호손 효과’에 기초한 엘턴 메이오의 사상이 테일러리즘과 병행(혹은 테일러리즘을 보완)해 전파됐다. 메이오는 일리노이주 서부전기회사(Western Electric) 호손 공장에서 1924~1939년 진행한 실험을 통해 관심을 가지고 노동자를 지켜보면 (작업장 전등 밝기, 기계 배치 등) 일부 요소만 변화시켜도 생산성 증대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2) 이 실험에 따르면, 변화의 내용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경영진의 의도다. 이후 1947년 록펠러 재단의 후원으로 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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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르몽드의 대표적인 자매지로 약칭은 "르 디플로"입니다. 국제뉴스를 다루는 월간지로 30개 언어로 51개 국제판이 발행되고 있다. 조르조 아감벤, 아니 에르노,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피에르 부르디외 등 세계적 석학들이 즐겨 기고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어판이 2008년10월부터 발행되어 우리 사회에 비판적인 지적 담론의 장으로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노엄 촘스키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일컬어 "세계를 보는 창"이라고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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