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온도를 측정하는 온도계

천세진
천세진 인증된 계정 · 문화비평가, 시인
2024/04/19
출처-픽사베이
   대지의 온도를 측정하는 수은주가 있는 것처럼, 삶의 온도를 측정하는 수은주가 있다. 어느 날, 잘 보지 않던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다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어느 구석에 수은주가 걸려 있는 걸 발견했다.

   처음에는 수은주인지도 몰랐다. 몸에 측정계가 있다는 것이 너무 이상하지 않나. 그런데 보였고, 눈금이 촘촘히 그려져 있었다. 말도 안 되는 것이 붙어 있다니! 상황을 의심하며 어떤 온도를 가리키는지 보았다. 그러나 눈금은 숫자가 아니었다. 그 때문에 아직도 내 삶의 온도가 몇도나 되는지를 알 수 없다. 

   대지의 수은주는 계절마다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일정한 영역에 머물고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 하루 동안에도 여름과 겨울을 오가는 것처럼 몇십 도의 온도 차이를 느끼고 ...
천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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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순간의 젤리>(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풍경도둑>(2020 아르코 문학나눔도서 선정), 장편소설<이야기꾼 미로>, 문화비평서<어제를 표절했다-스타일 탄생의 비밀>,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천세진 시인의 인문학 산책>, 일간지 칼럼 필진(2006∼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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