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병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발병 초기 생각처럼 세상사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예를 들어, 저는 반핵주의자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어떤 용도로든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영화 판도라를 보았기 때문? 저는 그런 영화 보지 않습니다... 혹시 고등어를 싫어하시나요? 고등어 좋아합니다... 그냥 혼자 생각하다 보니 핵을 갖고 이리 저리 해봐야 별로 인류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른 것 뿐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모든 정치적 맥락을 제거하고, 어떤 조건 어떤 상황에서든 핵은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비율을 조사하면 대한민국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중 5%도 안 될 것이다. 제가 너무 비관적? 저는 태어날 때부터 세상을 비관하며 태어났습니다. 응애~ 아니고 이런 제길 하면서 태어났어요. 현실을 비관해야 미래를 낙관할 수 있습니다... 라고 스스로를 방어해본다.

가령 핵통령 핵석열님의 핵타령, 앞서 말씀드렸듯 그게 그냥 몰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앞서 한미간 보수주의자들의 대담 내용을 소개해드린 것에서 보듯 맥락이 있는 얘기다. 북한은 핵무위원장 핵정은이가 이제부터는 정말 핵뿐이야 이 얘기만 하고, 북핵은 미중간 갈등의 하위변수화 되고, 미국 내에선 북한은 그냥 냅두든지 대화를 하려면 핵나라 인정하고 핵군축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 하는 얘기 슬슬 나오고... 만약에 미국에서 그렇게 가닥을 잡으면 우리는 정말로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 밖에 없게 되기 때문에, 그러면 우리도 핵무장을 할까요 이 얘기로 가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한미 간 논의가 그렇게 진행될 수 있나? 그렇지는 않지. 미국이 절대로 안 하고 너넨 좀 가만히 있어봐 라고 한다고요. 확장억제 강화니 뭐니 하는 맥락도 실질적인 핵이랑은 큰 상관 없다. 대통령실도 정부도 언론도 '핵자산'이라고 뭉뚱그려 말하고 있지만 그 '핵자산'이 뭔지, 핵미사일 핵폭탄이 포함되는 건지 구체적으로 말씀을 해보시라. 실제로는 커피우유 카페인 함량 2배로 하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