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자유>와 내 목소리

엄윤진
엄윤진 · 대안적인 지식을 생산하는 생각공장
2023/01/27





내 첫 책 <거짓 자유>가 나오기 전과 직후엔

책 주제와 내용, 제안 등이 어쩌면 조금은 파격적이거나 충격적이어서(내가 민주주의나 정치 철학을 처음 공부했을 때 받은 느낌이 그래서), 출간이 되고 공론장에서 이슈가 되면,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전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많이 팔리지도 않는 것 같았고, 그 팔린 책도 다 읽히지도 않은 느낌 같았다. 어차피 책을 사서 완독 하는 퍼센트가 그리 높지 않다니까.

그리고 정말이지 어려운 주제들을 쉽게 썼음에도

<거짓 자유>가 다룬 여러 제도적 문제는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대중적인 관심도가 떨어지는 정치, 경제, 교육, 문화, 사법, 예술, 종교, 언론 등의 것이었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대중적인 관심을 받을 만한 책이 아니었던 건데, 난 순진하게도 이게 독자 상당수에게 관심을 받을 것이라 기대했었다. 그런데, 출판 시장 사정을 아는 분들은 예상하는 것처럼, 내 기대와는 다르게 출판 시장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이 책을 낸 출판사도

인문•사회 과학 서적을 전문으로 하다 보니, 주로 어려운 책들이라 소위 ‘대중서’를 출판하는 곳은 아니었다. 물론, 인문•사회 과학 서적 분야에서는 아는 사람은 아는, 평판이 좋은 출판사다. 갈무리(다중지성의 정원)에서 책을 낸 저자들이나 해외 사상가(주로 유럽의)들은 믿을 만하고, 그 분야에서는 인정받는 작가들이었다. 난 책을 내고 나서야, <거짓 자유>가 갈무리에서 나온 걸 자랑스럽게 느꼈다. 그렇지만 또 이런 갈무리의 평판이 대중적인 접근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게도 했다.

어쨌든 <거짓 자유>가 미디어나 우리 사회 공론장의 이슈가 되지 못해 실망하고, 다수 사람들이 이렇게 중요하고 근본적인 문제(정치, 경제, 교육, 사법, 언론, 예술, 종교 등)에 관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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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철학서인 <거짓 자유>(갈무리, 2019)와 실존주의 관련 책 <좋아서 하는 사람, 좋아 보여서 하는 사람>(도서출판 흔, 2021)을 썼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필진(문화평론가 2023). 개인의 고유성과 공동체란 가치 모두를 중시하는 자유 사회주의자(a liberal socialist)다. 헤겔이 말한 역사의 목적인 모든 이가 자유를 누릴 사회를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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