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정자로 시술” 20년 속인 산부인과 의사 ‘잠적’ [중앙대병원 산부인과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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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2
그 산부인과 의사는 신이었다.

결혼 후 6년간 노력해도 생기지 않던 아이가, 임신에 좋다는 온갖 음식과 약을 먹어도 소식 없던 생명이, 그 의사를 만나자 순식간에 생겼다. 마음고생을 하던 아내는 임신 소식에 눈물을 흘렸다. 종갓집 장손을 챙기는 노부모는 “만세”를 외쳤다.

한국에서 아직 익숙하지 않은 시험관 시술로 어렵게 생긴 아이. 의사는 “유산 우려가 있다”며 임신 직후 입원을 권유했다. 누구 말씀이라고 안 따를까.

남편은 아내가 입원한 1인실 병동으로 날마다 출퇴근했다.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의사는 오전 6시께부터 후배 의사들과 간호사를 이끌고 회진을 했다. 부지런한 의사를 볼 때마다 남편은 90도로 허리를 꺾어 인사했다.

아내의 배는 조금씩 불러왔다. 남편의 기쁨은 저 하늘의 애드벌룬처럼 크게 부풀어 올랐다. 세상을 다 가진 듯이 기뻤다. 1997년 봄, 아들이 태어났다. 

시험관 시술 국가 지원이 없던 시절. 임신과 출산, 입원비로 수천 만 원을 썼다.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아이는 모든 가족에게 축복이었다.

둘째 아이도 갖고 싶었으나, 이번에도 좀처럼 생기지 않았다. 다시 그 의사를 찾아 시험관 시술을 받았다. 어김없이 임신에 성공, 건강한 딸을 낳았다.
중앙대병원 산부인과에서 시험관 시술로 아들과 딸을 출산한 김연희(가명) 씨 ⓒ셜록
장현수(가명, 50대 후반), 김연희(가명, 50대 중반) 부부에게 두 아이를 선물한 중앙대병원 산부인과 이상훈 교수는 그야말로 신이었다.

출산 후에도 자궁 쪽이 좋지 않던 아내는 이 교수에게 계속 진료를 받았다. 그림을 그리고, 와인과 음악을 좋아하며, 마라톤을 하는 이상훈 교수는 살가운 사람이었다. 건강정보를 문자메시지로 보내주는가 하면, 해외 의료봉사 활동을 떠나면 현지 사진도 전송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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