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가장 무서운 말, 역류 - 마음 편하게 빨래하고 싶어요

루시아
루시아 · 전자책 <나를 살게 하는> 출간
2023/12/22

안내 말씀 드립니다. 
404동 2호 라인에서 세탁기를 돌리는 세대가 있어 현재 702호에서 안방까지 역류가 되어 물바다가 되었다고 합니다. 한파로 배수관이 얼어 역류가 발생하고 있사오니 한파 기간 동안 세탁기 사용을 자제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방송을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우리 집이 속한 동에서 역류했다는 것에 한 번 놀라고, 저층도 아닌 꽤 높은 7층에서 역류가 되었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다. (참고로 우리 집은 8층이다. 까딱하면 우리 집도 역류로 인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게 말이 되는가. 지구 종말이 올지도 모른다고 외치던 1999년도도 아니고 21세기에 들어선 2000년도에 20년에다가 3년씩이나 지나 급발전의 한가운데에 있는 이 최첨단 시대에 고작 "한파"로 세탁기에서 배수된 물이 안방까지 차 들어왔다는 게!

다행히 2호 라인이 아니라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래도 혹시 몰라 베란다 문을 열어 보았다. 어제와 다를 바 없는 고요하고 얌전한 베란다가 어쩌면 그리도 고맙던지. 역시 사람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소...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