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에 대한 생각

이상희
이상희 · 인류의 진화
2023/11/29
뼈에 대한 생각

#문과세요?
엑스(전 트위터)에서 시끄러운 포스팅에 연루된 적이 있다. 당시 흥미로운 논문이 발표되어 그에 대한 포스팅을 했다. 포스팅에 대한 비판이 달리고 댓글로 주고받다가 결국 상대는 “문과세요?”라고 내게 조롱 섞인 댓글을 달았다. 순식간에 이 포스팅은 인류학 박사 교수에게 문과세요라고 비꼬았다는 이유로 바이럴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인용을 견디지 못하고 계정주는 포스팅을 삭제한 후 계폭하고 말았다. 2023년 11월인 지금도 ‘문과세요’ 검색하면 탑으로 뜬다. 

그렇다, 나는 문과다. 미국에서 고인류학을 전공으로 선택했을 때 나는 고인류학에 자연과학적인 요소가 강하다는 것을 몰랐다.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의 대학원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인류의 진화라는 전공 분야의 공부 외에 해야 할 공부가 많았다. 일단 인류학 전반의 공부를 해야 했다. 한국에서는 인류학이 사회과학대학에 속하고 고고학과 별다른 관련이 없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인류학과 내의 분과로 문화 인류학, 고고학, 언어 인류학, 생물 인류학 (형질 인류학)이 있다. “전공 필수”로 4분야 과목을 모두 들어야 했다. 그리고 세부 전공인 생물 인류학의 필수 과목도 모두 들었다.

나는 영어 실력이 좋았지만, 문과 학문의 대학원 수업을 따라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읽어야 하는 내용은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대학원 수업은 대부분 세미나 형식이었고, 세미나에 들어오는 동료 대학원생들은 수업 시간에서 자기가 얼마큼 알고 있는지 반드시 모두에게 알려야 한다는 사명 의식을 가지고 수업 시간에 들어오는 듯했다. 다른 사람이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 중간에 틈을 봐서 끼어드는 일은 아직도 내겐 힘들다. 이제는 말을 하기보다 듣기가 더 중요한 나이와 지위를 가지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필수 과목 외에 다른 학과, 다른 대학에서 과목을 닥치는 대로 들었다. 

뼈는 살아있는 조직이므로 근육의 움직임, 체중 등의 스트레스에 조직을 더하거나 덜하여 반응하는 살아있는 조직이다. 따라서 뼈 생김새를 이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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