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미래, 나의 미래

김형식
김형식 · 달리기와 캠핑을 좋아하는 마케터입니다
2023/10/26
집앞 은행지점에 가서 만든 예금주가 아들인 통장
해외 출장 때문에 환전을 하려고 아이폰에 깔려있던 하나은행 앱 '하나큐'를 켰다. 업데이트를 하느라 늦게 열릴 수는 있지만 몇 번을 껐다 켜도 열리지가 않았다. 그래서 우리은행 앱을 켰다. 우리은행 앱에서 환전서비스인 '환전주머니'를 사용하려고 했는데, 또 문제가 생겼다. 우리은행 온라인 거래를 오랫 동안 하지 않아서 '이체 거래 중단' 상태였고, 이를 해지해야만 했다. 은행에서 제시한 전화번호로 앱에 노출된 번호를 보고 그대로 문자를 보내면 되는 것인데, 3번이나 문자를 보냈지만 '인증'이 되었다는 메시지가 나오지 않았다.
오후에 외근을 나갔다가 우리은행 지점으로 갔다. 대기 번호표를 뽑으니 내 앞에 대기자가 10명이었다. 앉아서 생각을 해보니 올해 두 번째 은행 방문이었다. 6살 아들의 주택청약통장에 문제가 있어서 단 한번 은행에 간 것이다. 이렇게 은행에 갈일이 없는 것 같은데, 대기자 10명은 뭘까? 궁금증은 간단히 풀렸다. 대부분의 대기자는 60대 이상 어머님, 아버님들이었다. 바로 내 앞에 보이는 은행 창구에서 앞은 노인분을 유심히 보았다.

우선 지팡이 없이는 걷기가 어려워 보이는 노인은 검은 야구모자를 푹 눌러쓰고 검은 백팩을 매고 있었다. 대기 번호가 호명되고 은행 창구 앞 의자를 빼서 앉는데 약 30초가 걸렸다. 근력이 약해서 의자를 뒤로 끌고 다리를 옮겨서 앉는 것도 시간이 걸렸다. 검은 백팩에는 현금이 있었고, 예금 통장에 입금을 원하셨다. 아주 간단한 은행 업무였지만, 아주 더디게 진행되었다.
시력은 모르겠는데 청력은 확실히 좋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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