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멸하는 이미지와 사라진 토포필리아

천세진
천세진 인증된 계정 · 문화비평가, 시인, 소설가
2024/04/22
출처-픽사베이
  집에서 차를 타고 20분을 가면 만날 수 있고, 틈나는 대로 찾는 ‘바람쐬는길’은 산책 장소 이상의 소중한 공간이다. 이-푸 투안이 『토포필리아』에서 말한 ‘정서적 유대의 공간’을 빌려 말하면, 나의 토포필리아Topophilia인 셈이다.

  바람쐬는길에 가려면 전주한옥마을을 지나게 되고, 사람들과 차들이 가득한 걸 보게 된다. 이미지를 만나고 이미지를 소비하려는 이들이 전국에서 몰려온 것이다. 그들은 순식간에 멀리 퍼져가기를 바라는, 수많은 이들이 보아주었으면 하는 사진을 찍는다. 이미지를 찍는다. 이미지를 찍는 데 그치지 않는다. 최종적으로는 스스로 이미지가 되려고 한다. 

  붐비는 곳은 한옥마을 같은 실제의 거리만이 아니다. 시의 거리, 소설의 거리, 미술의 거리, 음악의 거리……. 모든 거리에 이미지를 소비하고 각 장르의 이미지가 되려는 이...
천세진
천세진 님이 만드는
차별화된 콘텐츠,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시집 <순간의 젤리>(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풍경도둑>(2020 아르코 문학나눔도서 선정), 장편소설<이야기꾼 미로>, 문화비평서<어제를 표절했다-스타일 탄생의 비밀>,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천세진 시인의 인문학 산책>, 일간지 칼럼 필진(2006∼현재)
125
팔로워 333
팔로잉 3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