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11
가지고 계시는 분노나 걱정에 대해서는 깊은 이해와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어느 정도 욕 먹을 각오를 하고 최근의 "총여학생회 폐지" 경향성에 대해서 몇 자 적습니다.
우선, 이러한 경향을 단순히 "사회적 약자 탄압"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해는 합니다만,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총여학생회 폐지를 주장하는 대학생들 여론 전반이 실제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 성향이 (다른 세대나 집단에 비해서 특별히 더) 강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일단 총여학생회 폐지 등 학내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이 뚜렷해진 배경을 이해해야 합니다. 특히 레디컬 페미니즘이 급부상한 2015년 이후로, 학내 페미니즘은 학생사회 안에서 꽤나 강력한 발언권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5년이 지난 지금, 총여학생회 폐지가 학내 주요 화두가 될 만큼 분위기가 역전되었습니다. 이는 지적해주신, 특히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최근 심해지고 있는, 소수자 혐오 성향의 발호에서도 분명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페미니즘 자체에 대한 소위 "이대남"의 반감도 주목할만합니다(이대남이 왜 반감을 가지는지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더해서, 근 몇 년간(주로 2016년 이후) 학내 페미니스트들이 보여준 태도에도 분명히 문제가 있었음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분들은 학내 페미니즘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굉장히 투쟁주의적인 방식으로 접근했는데, 이 과정에서 "설득"이나 "상대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비판"보다는 주로 일방적인 비난과 조롱, 우리가 무조건 옳고 너희는 "멍청하기에 잘 모르니" 가서 더 배우고 오라는 식의 "선민 의식적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이것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깊게 논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이러한 전략적 선택이 학내 페미니즘에 대한 전방위한 반감에 기여했다는 사실만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반감은 단순히 이대남으로 묶이곤 하는 남학우들만 가지는 것이 아니라 학내 페미니즘 및 인권 수호의 온건한 지지자들 혹은 그에 대해 중...
우선, 이러한 경향을 단순히 "사회적 약자 탄압"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해는 합니다만,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총여학생회 폐지를 주장하는 대학생들 여론 전반이 실제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 성향이 (다른 세대나 집단에 비해서 특별히 더) 강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일단 총여학생회 폐지 등 학내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이 뚜렷해진 배경을 이해해야 합니다. 특히 레디컬 페미니즘이 급부상한 2015년 이후로, 학내 페미니즘은 학생사회 안에서 꽤나 강력한 발언권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5년이 지난 지금, 총여학생회 폐지가 학내 주요 화두가 될 만큼 분위기가 역전되었습니다. 이는 지적해주신, 특히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최근 심해지고 있는, 소수자 혐오 성향의 발호에서도 분명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페미니즘 자체에 대한 소위 "이대남"의 반감도 주목할만합니다(이대남이 왜 반감을 가지는지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더해서, 근 몇 년간(주로 2016년 이후) 학내 페미니스트들이 보여준 태도에도 분명히 문제가 있었음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분들은 학내 페미니즘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굉장히 투쟁주의적인 방식으로 접근했는데, 이 과정에서 "설득"이나 "상대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비판"보다는 주로 일방적인 비난과 조롱, 우리가 무조건 옳고 너희는 "멍청하기에 잘 모르니" 가서 더 배우고 오라는 식의 "선민 의식적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이것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깊게 논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이러한 전략적 선택이 학내 페미니즘에 대한 전방위한 반감에 기여했다는 사실만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반감은 단순히 이대남으로 묶이곤 하는 남학우들만 가지는 것이 아니라 학내 페미니즘 및 인권 수호의 온건한 지지자들 혹은 그에 대해 중...
https://criticalreview.tistory.com/
1. 공화주의
개인의 이기심이 이뤄내는 균형에 막연한 희망을 걸기보다는 타인 및 스스로의 견해에 대한 끊임없는 비판, 반성과 의견이 다른 동료 시민들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규범을 준수하고 조직화된 갈등을 통해 이루어지는 정치과정이 굳건한 민주주의와 안정적인 사회 발전을 낳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시민성 함양을 강조하는 공화주의가 민주주의에 결합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공화주의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 사회통합론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이 문제들에 대한 개별적인 해결책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역량 자체를 길러내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사회 통합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 통합이란 다원화되어있는 사회를 전체주의적으로 통합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자신만이 옳고 자신과 의견이 다른 상대방은 처단되어야 할 악이라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서, 갈등을 조직화된 형태로 표출되게 해 그것이 민주적으로 해결됨으로서 극단적인 분열을 막고 사회 발전을 가능테 하는 전제 조건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진정한 사회 통합론자는 갈등을 혐오하지 않고 오히려 적절히 표출되어 상존하는 갈등을 환영합니다. 제때 조직화되고 사회적으로 대의되지 못하는 갈등은 억압과 불만을 낳음으로써, 결국 장기적으로 극단적인 사회 분열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 이러한 갈등의 표출이 조직화되어있지 않고, 상대방에 대한 극단적 부정을 낳는 듯 파괴적 형태로 나타난다면, 이것은 갈등의 표면적 부재만큼이나 위험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사회가 존재하는 곳이라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갈등이 사회 통합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기 위해서 어떤 제도적 요소가 필요한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3. 교육-고용-산업 패키지 제도혁신
구체적으로 관심이 큰 정책분야는 저 세 분야입니다. 교육제도, 고용제도, 산업제도는 서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영향력을 주고 받으며, 만약 저 중 하나를 바꾸고 싶다면 저 셋을 다 같이 변화시켜야 합니다. 이를테면, 한국 산업 생태계에서 스타트업의 역할을 더욱 활성화시키고 싶다면, 창업 지원에 알맞지 않은 교육 제도도 개혁해야 하고, 고용 제도 역시 바꾸어나가야 합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높은 청년 실업률을 개혁할 것이라면, 안정적인 고용 창출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생태계 산업 체제 역시 전반적으로 혁신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산업제도와 어울리는 교육제도와 교육기관이 필요함은 물론입니다. 이를 고려해서, 고용, 교육, 산업 제도의 상호작용을 고려해 한국 경제 체제 전반을 혁신할 수 있는 정책 패키지를 만들기 위해서 고민해보고 싶습니다.
4. 이대남 현상의 이해와 젠더, 청년 문제
이대남으로서, 이 현상에 대한 개인적인 주관과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 20대 남성 현상의 실제와 이것의 발생 원인 및 긍정적/부정적 기대 효과를 고민하고, 이러한 새롭게 등장한 세대-젠더 갈등 균열을 어떤 식으로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이 글에 대한 반론글입니다. https://alook.so/posts/lat5LK
1. 사실 "이대남"을 하나의 그룹으로 정의하기 어렵듯이, "레디컬 페미니즘"을 하나의 그룹으로 정의하기도 어렵지요. 굳이 제 기준을 제시하자면 아무래도 2015년 이후 "미러링" 등의 투쟁 방법을 사용한 페미니스트 집단을 한국 사회에서 레디컬 페미니스트라고 규정합니다. 물론 이 안에서도 워마드에 대해서 높은 연대의식을 가지느냐 여부를 놓고 스펙트럼을 더 넓혀 볼 수는 있겠습니다만...
2. 이렇게 "어떤 감정을 느꼈느냐"는 굉장히 주관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저의 경험이든 글쓴이님의 경험이든 단순하게 일반화시키려고 하면 평행선을 그리게 될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인상으로는 특히 16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에, 이대남 사이에서도 일부지만, 페미니즘과 여성 억압 구조에 대해서 공부해보자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주로 진보적인(당시에 정치에 관심 많은 대학생은 거의다 진보였습니다. 박대통령님 때문에...) 이대남 사이에서요). 그런데 이랬든 이들조차 어느 순간부터 대체로 등을 돌리게 됩니다. 저도 결국 제 경험에 바탕을 두고 설명드리게 되는데, 제가 본 친구들은 "미러링" 등의 극단적 투쟁법, 위인이나 열사 등을 비하하는 게시물이 올라오는 레디컬한 사이트들과 "선 긋기"를 하지 않은 점을 두고 실망했다고 많이 평가하더군요. 저 역시 일정 부분 이러한 이야기에 공감합니다. 제가 TERF를 레디컬의 구체적인 사례로 들고 있기는 하지만 TERF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3. 사실 이대남 커뮤니티도 똑같이 이야기합니다. 자신들의 "타당하고 적절한" 문제제기(이를테면 무고죄라든지, 미러링이나 사회적으로 옹호받기 힘든 댓글 및 게시물이라든지)가 "미러링"과 "조롱"으로 공격받아왔다고 이야기합니다. 에타가 페미니스트 여성분들께 폭력적이듯이, 여초 커뮤니티는 이런 이대남들에게 폭력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폭력의 피해자성"이라는 경험은 사실 이대남과 이대녀 사이에서는 비대칭이 심해서, 이것도 각자의 경험만 따지고 들면 평행선을 달리게 됩니다. 다만 저는 양 진영 다 절제해야 하며, 먼저 폭력적인 수단을 포기하는 쪽이 폭넓은 지지세와 정당성을 얻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4. 복잡한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관계가 명확해진 후 토론에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죠. 동의합니다. 다만 경희대학교 총여학생회 폐지 투표 유권자들을 총체적으로 "반인권세력"으로 규정하는 것에는, 명확히 반대합니다.
5. 이는 제 서술 상에 문제임을 인정합니다. 당시 반대 세력은 중앙여성학동아리와 여성학회였고, 총여학생회는 중립을 지켰습니다. 다만 이는 학내 페미니즘의 전부를 보여주지는 않지만, 일부만큼은 이런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은 분명히 드러낸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서술 상의 문제에는 다시한번 사과드리며, 본문의 서술은 이러한 사실관계에 대한 오인을 초래할 수 있으며 글쓴이님의 지적에 의해 서술을 수정했다는 사실을 밝히기 위해서 취소선으로 수정했습니다.
6. 운동방식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지금 페미니즘에 비판적인 남성 혹은 일부 여성 그룹 전반의 태도를 철저하게 그들의 문제로 돌리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페미니즘에 대한 혐오 정서만을, 그러니까 "외부의 적이 가지는 문제"만을 지목하는 것은 자신들의 선택이 낳는 결과에 대한 성찰 내지는 반성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밝히는 바입니다.
7. 페미니즘을 하나로 묶는 분석은 위험할 수 있죠.. 동의합니다. 마찬가지로 총여학생회 폐지론자들을 "혐오자"들로 하나로 묶는 분석 역시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이러한 그룹짓기가 사태를 너무 단순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아마 글쓴이님께서 원글을 쓰실 때 고려하셨을것처럼 저 역시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어느정도라도 간략하게 정리하려다 보니 이런 오류를 범한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TERF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지만 "선민 의식적 행태" "내가 옳고 남이 틀리다"는 태도는 단순 일부라고 치부할 수 없을 정도로 꽤 광범위하게 드러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어느 정도 단순화의 위험성을 감수하고, 넓은 의미에서의 레디컬 페미니즘/이대남 마이너리티를 (이런 선민 의식적 행태를 보인다는 점에서) 비판하는 서술을 한 것입니다. 이러한 "우리만 옳다" 식 태도는 말씀하신 폐지론자들이나 이대남 마이너리티 역시 마찬가지로 견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양 진영의 이러한 태도는 서로에 대한 적대를 통해서, 일종의 적대적 공존 상태에 도달합니다.
1. 작성자께서 상정하는 래디컬페미니스트는 누구를 지칭하는지 궁금합니다. 터프인지, 그저 "남혐"발화를 하는 여성인지, 혹은 15년도 이후 영페미니스트들인지요.
2. 15년 페미니즘리부트 이후, 래디컬은 투쟁과 선민주의로 학생활동을 이어갔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저는 이에 동의하기 힘듦니다. 적어도 터프가 페미니즘진영 내 문제로 부상하기전까지 (저는 18년,19년으로 생각합니다만) 학내 페미니즘운동은 반성폭력운동과 페미니즘세미나로 크게 두가지 갈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론공부와 실천운동으로 치환할 수 있겠네요. 실제 세미나를 가보면 남학생들도 정말 많았습니다. 지금 없어져가는 성평등위원회나 총여학생회도 작성자께서 말씀해주신 "래디컬적" 행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3. 페미니스트의 "타당하고 적절한" 문제제기들은 항상 공격받아왔습니다. 예시를 들지 않아도 여러 댓글과 기사에서 충분히 보셨을것이라고 예상됩니다. 제가 원글에도 언급했듯 헌법재판소에서도 인정한 낙태죄폐지에 서명했다는 이유로 메갈낙인이 찍히고 신상이 털리는곳이 에타입니다. 낙태죄폐지 서명은 타당하고 적절하지 않은 것일까요?
4. 경희대 총여학생회의 일은 여러 문제가 얽혀있는것으로 알고있습니다. 따라서 당사자가 아닌 제가 여기서 작성자님과 토론을 위해 언급할 수 없는 점은 양해부탁드립니다. 제가 사실이 아닌 것을 얘기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5. 숙명여대 총학생회는 트랜스젠더입학생을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허위사실입니다. 숙대가 "여대"라서 페미니즘을 할 것이고 트랜스젠더를 반대하지않아야 한다는 것은 비약입니다. 모든 남성이 안티페미가 아니듯 모든 여성이 페미니스트이지 않습니다. 또한 모든 페미니즘을 자처하는 이들이 같은 생각을 가진것도 아닙니다.
6. 모든 남성은 안티페미가 아닙니다. 저에게도 신뢰와 우정을 나누는 남성동료가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남성은 페미니즘에 대한 판단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어떤 남성은 🤏이 손가락에 진심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운동의 외연확장을 위해서는 포용이 중요하나, 이 문제가 운동방식의 잘못이라고 지적할수는 없습니다. 3번에서 언급하였듯 페미니즘을 향한 혐오정서가 거세니까요.
7. 외람되나 여러가지 사실을 혼동하여 근거에 사용하신것 같습니다. 대학 내에도 여러 단체가있고 여러 목소리가 있습니다. 다른 답글에서 언급해주셨듯 페미니즘을 하나로 묶어 분석하시는것은 위험하지않나, 생각됩니다.
제 글에 의견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비세 님께 우선 답글 드리자면, 솔직히 에브리타임 내의 극단적인 소수자 혐오도 문제가 맞습니다. 이에는 단호하게 맞서야 하며 이들과 맞서는 연대는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저는 총여학생회도 이제는 답이 될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위에서 설명드린 이유에서, 저는 총여학생회의 가치와 소수자 보호의 가치가, 새롭고 복잡한 젠더 문제가 떠오르고 있는 현대 사회에, 양립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습니다. 경희대학교 총여학생회 폐지에 찬성한 63%의 여학우들이 전부 소수자 억압에 찬동하는 분들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고통스럽겠지만, 소수자 보호를 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조직화와 이념을 만들어 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점 표면화되고 있는 소수자들에 대한 공격의 심각함을 주목해주시는 지적에 감사드립니다.
최희윤 님께는 쓰신 글에 답글 달았습니다. 좋은 비평 감사드립니다.
https://alook.so/posts/dzt7VX 이에 대한 저의 의견을 별도의 글로 올려두었습니다.
총여가 폐지되어도 성평등위원회 등으로 대체할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바로 지난 주에 폐지된 중앙대 성평위가 바로 총여가 폐지된 뒤 공백을 메우기 위해 생긴 기구였습니다. 폐지된 성평위 인스타를 살펴보면 래디컬 페미니즘 계열이 전혀 아니었으며, 소수자 인권도 존중하는 모두를 위한 성평등에 관련된 활동을 하고 있었지요. 그런데도 에타에서 익명의 공격을 받고 결국은 폐지되었습니다.
1. 작성자께서 상정하는 래디컬페미니스트는 누구를 지칭하는지 궁금합니다. 터프인지, 그저 "남혐"발화를 하는 여성인지, 혹은 15년도 이후 영페미니스트들인지요.
2. 15년 페미니즘리부트 이후, 래디컬은 투쟁과 선민주의로 학생활동을 이어갔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저는 이에 동의하기 힘듦니다. 적어도 터프가 페미니즘진영 내 문제로 부상하기전까지 (저는 18년,19년으로 생각합니다만) 학내 페미니즘운동은 반성폭력운동과 페미니즘세미나로 크게 두가지 갈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론공부와 실천운동으로 치환할 수 있겠네요. 실제 세미나를 가보면 남학생들도 정말 많았습니다. 지금 없어져가는 성평등위원회나 총여학생회도 작성자께서 말씀해주신 "래디컬적" 행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3. 페미니스트의 "타당하고 적절한" 문제제기들은 항상 공격받아왔습니다. 예시를 들지 않아도 여러 댓글과 기사에서 충분히 보셨을것이라고 예상됩니다. 제가 원글에도 언급했듯 헌법재판소에서도 인정한 낙태죄폐지에 서명했다는 이유로 메갈낙인이 찍히고 신상이 털리는곳이 에타입니다. 낙태죄폐지 서명은 타당하고 적절하지 않은 것일까요?
4. 경희대 총여학생회의 일은 여러 문제가 얽혀있는것으로 알고있습니다. 따라서 당사자가 아닌 제가 여기서 작성자님과 토론을 위해 언급할 수 없는 점은 양해부탁드립니다. 제가 사실이 아닌 것을 얘기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5. 숙명여대 총학생회는 트랜스젠더입학생을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허위사실입니다. 숙대가 "여대"라서 페미니즘을 할 것이고 트랜스젠더를 반대하지않아야 한다는 것은 비약입니다. 모든 남성이 안티페미가 아니듯 모든 여성이 페미니스트이지 않습니다. 또한 모든 페미니즘을 자처하는 이들이 같은 생각을 가진것도 아닙니다.
6. 모든 남성은 안티페미가 아닙니다. 저에게도 신뢰와 우정을 나누는 남성동료가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남성은 페미니즘에 대한 판단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어떤 남성은 🤏이 손가락에 진심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운동의 외연확장을 위해서는 포용이 중요하나, 이 문제가 운동방식의 잘못이라고 지적할수는 없습니다. 3번에서 언급하였듯 페미니즘을 향한 혐오정서가 거세니까요.
7. 외람되나 여러가지 사실을 혼동하여 근거에 사용하신것 같습니다. 대학 내에도 여러 단체가있고 여러 목소리가 있습니다. 다른 답글에서 언급해주셨듯 페미니즘을 하나로 묶어 분석하시는것은 위험하지않나, 생각됩니다.
제 글에 의견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비세 님께 우선 답글 드리자면, 솔직히 에브리타임 내의 극단적인 소수자 혐오도 문제가 맞습니다. 이에는 단호하게 맞서야 하며 이들과 맞서는 연대는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저는 총여학생회도 이제는 답이 될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위에서 설명드린 이유에서, 저는 총여학생회의 가치와 소수자 보호의 가치가, 새롭고 복잡한 젠더 문제가 떠오르고 있는 현대 사회에, 양립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습니다. 경희대학교 총여학생회 폐지에 찬성한 63%의 여학우들이 전부 소수자 억압에 찬동하는 분들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고통스럽겠지만, 소수자 보호를 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조직화와 이념을 만들어 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점 표면화되고 있는 소수자들에 대한 공격의 심각함을 주목해주시는 지적에 감사드립니다.
최희윤 님께는 쓰신 글에 답글 달았습니다. 좋은 비평 감사드립니다.
https://alook.so/posts/dzt7VX 이에 대한 저의 의견을 별도의 글로 올려두었습니다.
총여가 폐지되어도 성평등위원회 등으로 대체할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바로 지난 주에 폐지된 중앙대 성평위가 바로 총여가 폐지된 뒤 공백을 메우기 위해 생긴 기구였습니다. 폐지된 성평위 인스타를 살펴보면 래디컬 페미니즘 계열이 전혀 아니었으며, 소수자 인권도 존중하는 모두를 위한 성평등에 관련된 활동을 하고 있었지요. 그런데도 에타에서 익명의 공격을 받고 결국은 폐지되었습니다.
이 글에 대한 반론글입니다. https://alook.so/posts/lat5LK
1. 사실 "이대남"을 하나의 그룹으로 정의하기 어렵듯이, "레디컬 페미니즘"을 하나의 그룹으로 정의하기도 어렵지요. 굳이 제 기준을 제시하자면 아무래도 2015년 이후 "미러링" 등의 투쟁 방법을 사용한 페미니스트 집단을 한국 사회에서 레디컬 페미니스트라고 규정합니다. 물론 이 안에서도 워마드에 대해서 높은 연대의식을 가지느냐 여부를 놓고 스펙트럼을 더 넓혀 볼 수는 있겠습니다만...
2. 이렇게 "어떤 감정을 느꼈느냐"는 굉장히 주관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저의 경험이든 글쓴이님의 경험이든 단순하게 일반화시키려고 하면 평행선을 그리게 될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인상으로는 특히 16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에, 이대남 사이에서도 일부지만, 페미니즘과 여성 억압 구조에 대해서 공부해보자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주로 진보적인(당시에 정치에 관심 많은 대학생은 거의다 진보였습니다. 박대통령님 때문에...) 이대남 사이에서요). 그런데 이랬든 이들조차 어느 순간부터 대체로 등을 돌리게 됩니다. 저도 결국 제 경험에 바탕을 두고 설명드리게 되는데, 제가 본 친구들은 "미러링" 등의 극단적 투쟁법, 위인이나 열사 등을 비하하는 게시물이 올라오는 레디컬한 사이트들과 "선 긋기"를 하지 않은 점을 두고 실망했다고 많이 평가하더군요. 저 역시 일정 부분 이러한 이야기에 공감합니다. 제가 TERF를 레디컬의 구체적인 사례로 들고 있기는 하지만 TERF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3. 사실 이대남 커뮤니티도 똑같이 이야기합니다. 자신들의 "타당하고 적절한" 문제제기(이를테면 무고죄라든지, 미러링이나 사회적으로 옹호받기 힘든 댓글 및 게시물이라든지)가 "미러링"과 "조롱"으로 공격받아왔다고 이야기합니다. 에타가 페미니스트 여성분들께 폭력적이듯이, 여초 커뮤니티는 이런 이대남들에게 폭력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폭력의 피해자성"이라는 경험은 사실 이대남과 이대녀 사이에서는 비대칭이 심해서, 이것도 각자의 경험만 따지고 들면 평행선을 달리게 됩니다. 다만 저는 양 진영 다 절제해야 하며, 먼저 폭력적인 수단을 포기하는 쪽이 폭넓은 지지세와 정당성을 얻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4. 복잡한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관계가 명확해진 후 토론에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죠. 동의합니다. 다만 경희대학교 총여학생회 폐지 투표 유권자들을 총체적으로 "반인권세력"으로 규정하는 것에는, 명확히 반대합니다.
5. 이는 제 서술 상에 문제임을 인정합니다. 당시 반대 세력은 중앙여성학동아리와 여성학회였고, 총여학생회는 중립을 지켰습니다. 다만 이는 학내 페미니즘의 전부를 보여주지는 않지만, 일부만큼은 이런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은 분명히 드러낸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서술 상의 문제에는 다시한번 사과드리며, 본문의 서술은 이러한 사실관계에 대한 오인을 초래할 수 있으며 글쓴이님의 지적에 의해 서술을 수정했다는 사실을 밝히기 위해서 취소선으로 수정했습니다.
6. 운동방식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지금 페미니즘에 비판적인 남성 혹은 일부 여성 그룹 전반의 태도를 철저하게 그들의 문제로 돌리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페미니즘에 대한 혐오 정서만을, 그러니까 "외부의 적이 가지는 문제"만을 지목하는 것은 자신들의 선택이 낳는 결과에 대한 성찰 내지는 반성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밝히는 바입니다.
7. 페미니즘을 하나로 묶는 분석은 위험할 수 있죠.. 동의합니다. 마찬가지로 총여학생회 폐지론자들을 "혐오자"들로 하나로 묶는 분석 역시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이러한 그룹짓기가 사태를 너무 단순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아마 글쓴이님께서 원글을 쓰실 때 고려하셨을것처럼 저 역시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어느정도라도 간략하게 정리하려다 보니 이런 오류를 범한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TERF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지만 "선민 의식적 행태" "내가 옳고 남이 틀리다"는 태도는 단순 일부라고 치부할 수 없을 정도로 꽤 광범위하게 드러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어느 정도 단순화의 위험성을 감수하고, 넓은 의미에서의 레디컬 페미니즘/이대남 마이너리티를 (이런 선민 의식적 행태를 보인다는 점에서) 비판하는 서술을 한 것입니다. 이러한 "우리만 옳다" 식 태도는 말씀하신 폐지론자들이나 이대남 마이너리티 역시 마찬가지로 견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양 진영의 이러한 태도는 서로에 대한 적대를 통해서, 일종의 적대적 공존 상태에 도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