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들의 무력시위와 친구들의 응원이 사회를 뒤흔든 한 달
2022/05/03
검찰개혁과 정상화가 결국 아쉬움을 남기며 한 고비를 넘어서고 있다. 법안은 ‘중재’ 과정을 거치며 알맹이가 빠지고, 이후 국민의힘이 난장판을 만든 통과 과정에서 또 구멍이 숭숭 뚫리게 됐다. 물론 이것마저도 엄청난 아래로부터 개혁 열망과 압력, 그것을 대변하려는 사람들의 노력 속에 한 발짝 나건 것이기에 그 의미를 깎아내릴 수는 없다.
그러나 이제 윤석열 정부와 검찰이 지금 존재하는 틈을 이용해 검찰개혁을 누더기로 만들어버릴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미 검찰은 윤석열 시대에 발맞춰 몇 년전 사건을 끄집어내 민주노총 활동가들을 기소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번 과정은 자본주의 국가의 핵심에는 억압적 국가기구들이 있고, 그것의 점진적 개혁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입증해 주고 있다.
계급으로 분열된 사회에서 국가기구는 중립적인 것이 아니며, 강제와 폭력으로 지배계급의 이해를 관찰하는 ‘무장한 인간들의 집단’이라는 인식은 좌파적 분석에서만 나오지 않았다. 막스 베버도 자본주의 국가를 ‘물리적 폭력의 합법적 독점’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누군가를 체포, 구속, 수사, 기소, 처벌할 수 있는 국가형벌권은 그 중에서 핵심이다.
군부독재가 아닌 경우에 가장 위험한 국가기구는 이 국가형벌권을 독점한 기구이기 쉽다. 한국에서 검찰은 특수한 역사적 과정 속에서 바로 그런 위치를 차지해 왔다. 선출되지도, 통제되지도 않는 이들은 거대언론과 유착할 뿐 아니라 전관변호사, 정치인, 장관, 재벌사외이사까지 회전문처럼 들락거리며 독자적 정당처럼 움직여 왔다.
이런 검찰이 어떤 짓을 저지르며 수많은 피해를 낳아왔는지는 수백 권의 책이 필요할 정도다. 인혁당 사건, 민청학련 사건, 동백림 사건 등 온갖 간첩조작, 김근태 고문 은폐, 부천서 성고문 은폐, 광주학살 불기소,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 삼성 X파일, 미네르바 사건, PD수첩 탄압, 용산참사 진상 은폐, BBK 무혐의, 장자연 리스트 은폐, 김학의 사건 은폐, 한명숙 사건 조작, 유우성 간첩 조작,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이윤보다 사람이 목적이 되는 다른 세상을 꿈꾸며 함께 배우고 토론하고 행동하길 원하는 사람입니다. <다른세상을향한연대>라는 작은 모임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쓴 첫 책에도 관심 부탁드립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1685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