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를 믿지 않는 자들의 땅, 멕시코 | <카르텔 랜드> (강남규)

토론의 즐거움
토론의 즐거움 · '즐거운 토론'을 지향합니다.
2023/02/08
필자 : 강남규 (『지금은 없는 시민』 저자, 토론의 즐거움 멤버)

마약 카르텔이 얼마나 멕시코를 망가뜨리고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은 새삼스럽지도 않다. 오히려 이 주제에 관한 한 흥미로운 질문은 "미국인들은 도대체 왜 이 주제를 이렇게 좋아하는가"일 것 같다. 나르코스, 시카리오, 브레이킹배드, 엘 차포... 이 주제를 향한 미국인들의 사랑은 정말 한도가 없는 듯하다. 왜 그렇게 좋아할까?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어떻게' 이 얘기를 좋아할 수 있을까를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 수 있지 않을까. 그것들은 그들의 집 근처가 아니라 미국의 국경 밖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카르텔랜드>는 바로 그 국경 밖, 즉 멕시코의 국경 안쪽을 배경으로 하는 다큐멘터리다. 카르텔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아니 정확히는 카르텔에 의해 삶이 좌지우지되는 사람들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미국 애리조나의 접경지역과 멕시코 남서부 미초아칸 두 군데의 사람들이 나오는데, 메인은 후자다. 미국인들이 즐겨 마지않는 '마약 카르텔' 이야기를 처절한 현실로 맞으며 살아가는 주민들이 카르텔에 맞서 자경단을 이루는데, 카메라는 이 자경단의 활동을 굉장히 근접거리에서 생생하게 포착한다. 자경단과 카르텔이 총격전을 벌일 때조차 총을 쏘는 자경단원의 바로 뒤쪽에서 그 총격전을 담아낼 정도로 거리가 가깝다.

뭐랄까, 낯설다면 낯설 만한 이야기인데도 큰 흐름 자체는 너무나도 익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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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규(<지금은 없는 시민> 저자), 박권일(<한국의 능력주의> 저자), 신혜림(씨리얼 PD), 이재훈(한겨레신문사 기자), 장혜영(국회의원), 정주식(전 직썰 편집장)이 모여 만든 토론 모임입니다. 협업으로서의 토론을 지향합니다. 칼럼도 씁니다. 온갖 얘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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