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겪은 게임업계 '페미 사냥’

원은지
원은지 인증된 계정 · 추적단불꽃
2023/08/14
게임업계 사상검증 사과 촉구하는 참석자들, 2019.12.23. 출처: 연합뉴스
2016년 7월, 넥슨이 게임 ‘클로저스’ 성우를 교체했다. 그것도 일방적으로. 해당 성우가 ‘여자들은 왕자가 필요 없다. (GIRLS Do Not Need A PRINCE)’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린 게 발단이었다. 이를 본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 커뮤니티와 넥슨 게시판으로 몰려가 1) 성우가 ‘메갈’이나 입는 티셔츠를 입고, 2) ‘메갈리아’를 옹호했다고 항의했다.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넥슨은 성우를 잘랐다.

성우가 해고되는 과정을 지켜봤던 일러스트레이터(원화가), 초록 씨(가명, 30대 여성). 당시 넥슨의 부당한 조치에 항의하며, 성우와 연대한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렸다가 당시 다니던 회사로부터 검열을 당했던 당사자이기도 하다.

“회사는 제게 SNS에 올린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아니면 SNS 자기 소개란에 올린 회사명을 지우라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건 줄 알고, 아예 계정 자체를 삭제했죠. 하지만 이후에도 대표, 부대표와 면담에 수차례 불려갔고, 심지어 ‘메갈이냐? 일베냐?’같은 질문을 받아야 했습니다. 견디지 못하고 2016년 가을쯤에 퇴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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