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옛날 이야기로 봐선 안되는 이유

alookso콘텐츠
2023/12/01
 
영화 <서울의 봄> 스틸컷.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에디터 노트
<서울의 봄>이 개봉 10일 만에 300만 관객을 넘어 순항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영화 정치’가 한창입니다. 야당은 <서울의 봄> 관람을 독려하며 현 정부를 영화 속 악당에 빗대 비판하고 있고, 여당은 철 지난 공세라고 반발하는 모양새입니다.

“군복 대신 검사의 옷을 입고, 총칼 대신 합법의 탈을 쓰고 휘두르는 검사의 칼춤을 본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 11월 27일 열린 최고위원회의)
“민주당이 이렇게 써먹으라고 만들어진 영화가 아닙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11월 29일 페이스북)

영화는 여론을 효과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그렇다 보니 정치권에서는 이런 소재의 영화가 나올 때마다 각자 입맛에 맞게 활용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온 시민이 공감하고 보는 영화에 특정한 관점을 부각하고 강조하는 정치권의 이런 시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서울의 봄>을 차분한 시선으로 관람한 전·현직 언론인과 이야기해봤습니다.
🧑🏻 <서울의 봄>을 둘러싼 분위기 어떻게 보시나? 

💬정종권 레디앙 편집장 
소설이든 영화든 누구나 자신의 세계관에 근거해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작품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그 작품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 진영 정치를 강화하려 드는 것은 우려스럽습니다. 제1야당이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권력 집단 중 하나인데 영화를 이렇게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정치를 퇴행시키는 것입니다. 역사 해석을 권력자나 정치 집단이 남용해서는 안 됩니다. 

💬고재열 전 시사인 기자 
정치권은 정치적 공세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갖다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의 봄>을 반성의 계기로 삼을 수도 있는데 이런 방향으로는 활용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 유리한 부분만 가져와 현실 정치에 빗대려는 시도가 계속되는데, 시민들은 그 당의 실망스러운 부분도 놓치지 않고 본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 <서울의 봄>을 보고 어떤 반성을 할 수 있다는 것인가? 

💬고재열 전 시사인 기자 
영화 흥행을 상대 진영을 비판하는 데에만 활용할 게 아니라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파악하는 거울로도 삼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서울의 봄>에서 진압군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않고 반란군의 기세에 눌리는 지리멸렬한 모습으로 그려졌습니다. 야당은 <서울의 봄>에서 자신들을 진압군에 투영하는 것 같은데요, 진압군의 부족한 모습을 통해 현재를 반성하는 계기로 삼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상대가 강적이 아닌데도 패했다는 것은 그런 상대보다 부족하다는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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