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인 힘’ 믿다가… 환자는 죽었고 한의사는 살았다 [검사가 '살려준' 의사들 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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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1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의료면허를 취소당할 위기에 처했다가 검사 덕분에 ‘생명연장의 꿈’을 이룬 의료인들을 추적했다.

이탄희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용인시정)이 법원행정처를 통해 받아낸 법원 사건번호에 근거해, ‘영적인 힘’을 믿다가 환자를 죽게 만든 한의사 박지숙(가명)의 판결문을 찾아냈다. 판결문에 적힌 사건의 전모는 이랬다.

경남 합천군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던 한의사 박지숙. 그는 2015년 5월 13일 자신의 한의원 직원 조미현(가명)과 함께 대구 남구에 있는 한 대학병원을 찾았다.

두 사람은 그곳에서 한 부녀를 만났다. 뇌경색으로 입원한 아버지 임태욱(가명, 당시 67세)과 그의 보호자인 딸 임보라(가명). 한의원 직원 조 씨는 부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전 불치병과 난치병 환자를 영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터무니없는 자기소개에도, 한의사 박지숙은 오히려 조미현의 말을 거들었다.

“임태욱 씨를 대학병원에서 퇴원시켜 우리 한의원에서 치료받게 하면 살릴 수 있습니다.”
자칭 ‘영적 치료사’인 조미현(가명)이 임태욱(가명)의 주치의를 자처하며, 직접 침을 놓고 뜸 시술도 했다. 자료사진. ⓒpixabay
부녀는 이들의 꼬임에 넘어갔다. 그로부터 약 한 달 뒤(2015년 6월 17일), 임태욱은 박지숙의 한의원에 입원했다.

자칭 ‘영적 치료사’인 조미현이 주치의를 자처하고 나섰다
. 한의원 직원 조미현은 한의사 박지숙의 지시를 받아 임태욱에게 직접 침을 놓고 뜸 시술도 했다. 대학병원이 처방한 약도 못 먹게 하고, 의학적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건강보조식품을 임태욱에게 먹이기도 했다.

‘영적인 힘’을 믿은 한의사와 한의원 직원. 둘은 갈 데까지 갔다. 임태욱의 호흡이 멈추고 손이 까매질 정도로 위태로운 때였다. 한의사 박지숙은 임태욱에게 필요한 응급조치를 하지 않았다. 응급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그를 옮기지도 않았다. 같은 시각, 한의원 직원 조미현이 그에게 침을 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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