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을 돌보다2]엄마는 아프지만 커피 좀 마시고 올게요

소요 · 돌보는 사람을 위한 돌봄 연구소
2024/02/05
엄마의 보호자 3명(아빠와 나, 동생)은 엄마를 간병하는 데 있어 업무 분담이 제법 잘 되어 있다. 아빠는 엄마 운동 담당이다. 걷기 위해서는 하루에 한 시간 씩 서 있기라도 해야 한다는 의사의 말에 엄마를 일으켜 세우고, 자꾸 옆으로, 뒤로 쓰러지려는 엄마의 자세를 잡아주고, 쓰러지면 큰일 나니까 옆에 지키고 서 있다. 앉아 있을 때는 다리를 주무르고, 관절이 굳지 않게 다리를 접었다 폈다 하는 운동을 시키고 있다.(사실 내가 보기엔 그건 엄마보다 아빠에게 운동이 되는 것 같다)

나는 주로 영양 담당이다. 엄마는 채식주의자 선언 같은 것만 안 했을 뿐 채식주의였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고기는 거의 먹지 않았다. 온갖 나물에 저염식으로 먹었다. 뇌출혈, 수두증 생기고 보니 그렇게 건강식으로 먹은 게 무슨 소용...그런 생각이 들긴 하더라만 아무튼 그렇게 소위 건강한 밥을 먹었다. 그런 엄마가 병을 얻고 나서 삼시세끼 고기 중심으로 밥을 먹는다. 한의원에서  소고기, 닭고기를 따뜻한 국 위주로 먹으라고 해서 나는 매일 삼시세끼 다른 국을 끓인다. 국을 끓이면서 나중에 국 전문점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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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씁니다. 죽을 거 같아서 쓰고, 살기 위해 씁니다. 예전엔 딸을, 지금은 엄마를 돌봅니다. 돌보는 사람을 위한 돌봄을 연구합니다. 잘 사는 기술과 잘 죽는 기술을 개발하고, 어쩌다 지방소멸도시를 탐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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