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책)도 (기계)번역이 되나요? [2]
2024/04/12
당시 번역 경험이 그렇게 아주 많이 축적되기도 전인 초짜와 크게 다름도 없거니와, 맡아본 '장르'도 아닌 타이틀이라는 사실도 가장 기본적인 이유였다. 그래도 그 정도 어려움은 극복하려면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라고 여기면서 수락 여부를 놓고 고민은 계속되었다. 결국, 못하겠습니다, 이런 답을 드릴 수밖에 없던 가장 결정적이고 본질적인 이유는 저자의 배경과 경력으로 기억한다. 일단 저자는 이미 엄청난 전세계적 성공을 거둔 과학교양서를 지은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수사나 어법 구사력에서 오는 표현력은 물론, 과학적 컨텐츠를, 그러한 표현력과 버무려 대중의 눈과 뇌에 쏙쏙 들어가게 풀어낸 글솜씨의 압도감은, 본 텍스트를 굳이 직접 접하기 전부터도 놀랍도록 커서, 이런 저자의 타이틀에 손을 댄다는 건 '심히'라는 정도로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부담스러웠다. 아울러, 저자의 경이로운 글짓기력에는(천부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하버드 영문학과 출신에 대형 언론사의 과학부 기자 경력을 거쳤다는 이력도 크게 보탬이 되었을 터다.
결국, 번역을 못하겠다는 거절 사유로, '찾으시기 어렵겠지만, 그러함에도 저자의 경력과 parallel하거나 그에 준하는 한국어 실력이 검증되었을 만한 역자에게 의뢰하셔야 한다고, 이를테면, 정말 어디까지나 예이지만, 서울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과학부 기자 생활을 오래도록 하신 분이면, 게다가 이미 한국어로 교양과학 저술이나 번역하신 경험까지 갖춘 분이면, 당연히 토종 한국인일 가능...
과학기술인 시민단체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는 과학적 사고와 합리성이 한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및 문화 활동을 전개하고 시민사회와 연대하여 한국사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일에 동참합니다.
"일상에선 원어와 번역어라고 표현하지만, 조금 더 기술적으로는 출발(source)어와 도착(target)어라고도 한다."
밑줄 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