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06
최근에 회사 업무를 하는데 무선 이어폰을 끼고 있는 직원들이 많아요. 이런 경우는 흔한 일이죠. 무선 이어폰을 끼고 있으면 집중이 잘된다는 이상한 논리를 펼치면서 업무를 한다고 해요.
그런데 다른 선배 직원들과 고위급 관계자들이 보면 '꼴불견'이라고 해요. 무선 이어폰을 끼고 있으면 업무에 집중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직원들은 MZ세대라는걸 내세우고는 이어폰을 끼고 있으면 업무가 향상된다는 식으로 주장을 한다고 해요. (근데 역으로 보면 이어폰끼고 업무를 보는 사람들 중에서 업무 실수를 저지른 일이 많다고 해요. 실제로 선배와 이어폰 낀 직원과 트러블을 일으킨 경우가 ...
본문에 염려스러운 점이 몇 있어 덧글 답니다. 저는 인사/교육업무에 몸담고 있는 입장이므로 약간의 첨언할 자격은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요즘 MZ세대들이 진짜로 많이들 그런다더라" 는 취지로 많이 강조하셨으나, 감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제가 아는 인사담당자 커뮤니티에서 이 문제가 이슈화된 것을 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물론 상급자들이나 관리자들이 "요즘 MZ세대들은 이해가 잘 안 된다" 고 토로하는 경우는 매우 많습니다. 그러나 "MZ세대들은 많이들 이어폰 꽂고 일한다더라" 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다음으로 "무한이기주의에 물들어 있다" 고 말씀하셨는데, 상황을 뒤집어 보면 '나 자신의 안녕부터 챙기지 않으면 장기적 생존이 실제로 위협받는 세대' 가 MZ세대입니다. 이건 이기주의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합당한 생존전략입니다. 개인의 사적 영역과 회사의 공적 영역이 충돌할 때 이들은 공을 위해 사를 희생하지 못합니다. 이들은 사를 희생하면 생물학적으로 생존할 방도가 없는 세대입니다. 블레이드 얼룩커님께서 자녀분들이 있으시다면, 그들이 건강한 삶을 살기를 빌어주는 부모의 마음으로 MZ세대 사원들을 바라봐 주십시오.
아울러, MZ세대의 문제를 '예의에서 어긋난다' 는 인성의 문제로 환원하셨는데 그 근거가 업무상의 실수나 긴급상황 대응이나 외부인 응대 같은... 전부 인성 이외의 문제들이라는 점, 그나마 예의의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것이 "기분 나쁘다", "꼴불견", "골치 아프다" 같은 말씀들인데 이건 전부 상기한 것처럼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자기주장이 강한 게 기분이 나쁘실 수 있겠지만, 그들은 자고 일어나면 세상이 바뀌어 있는 2020년대를 살아가는 2020년대의 원주민들입니다.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상황 판단을 재깍재깍 해야 살아남는 세대인데 자기주장이 강한 게 당연하지 않을까요?
사례 1)
"업무 중에 상급자들이 뻔히 돌아다니는 걸 알면서 어딜 이어폰을... 내가 지켜본다는 걸 알고 있을 게 분명한데도 빼지 않는 걸 보니 나를 아주 우습게 보는 게로군!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어. 요즘 것들은 다 저 모양이야!"
→ "김○○ 사원, 자네 이어폰을 끼고 일하고 있던데,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나? 집중이 잘 된다고? 물론 당장 맡겨진 일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속 들어오는 지시도 있고 외부에서 손님들도 오실 거라 신경써야 할 게 많아. 외부인들이 자네를 보면 환영받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겠나? 거기까진 미처 몰랐다고? 자네 여기 들어온 지 아직 몇 달쯤이라고 들었는데, 이어폰 끼는 것은 회사 업무에 충분히 익숙해지면 그때 하는 게 어떨까?"
사례 2)
"윗사람이 시킨 대로 하지는 못할망정 그냥 제멋대로 일처리를 하다니... 자기가 알면 뭘 안다고 윗사람을 대놓고 무시하는 거야! 이게 하극상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이거 우리 조직에 제대로 골칫덩어리가 들어왔군. 이렇게 자기주장들이 강하니 다들 MZ세대를 싫어하지."
→ "김○○ 사원이 일처리한 걸 봤는데, 이건 내가 지시했던 방식이 아니더군.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나? 아, 빨리 결정해야 하는데 내가 바빠 보여서 부득이 직접 결정했다고? 그럴 경우에는 저기 이 대리에게 대신 물어봐서 결정할 수도 있고, 우리 작년 보고서를 기준으로 숫자만 고쳐서 처리할 수도 있지. 이런 방식은 자네한테는 당장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우리 조직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나중에 크게 문제가 될 수 있어. 다음엔 긴급한 상황에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이 대리에게 가르쳐 달라고 하게."
블레이드 얼룩커님이 읽으시면 좋을 것 같아, 제가 예전에 따로 써서 얼룩커 픽에 올라갔었던 글도 같이 링크해 드립니다.
https://alook.so/posts/E7taayR
업무 효율을 위한 범위내에서만 허용되면 괜찮지만 요즘 이 범위가 너무 무분별하게 넓어지는 느낌도 없지 않아 있네요..회사라는 단체 생활에서는 업무 효율과 함께 인간적인 배려도 함께 가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네, 그런 인식과 문화가 성과를 내는데 직접적으로 연결됐다면 동의합니다.
본문에 염려스러운 점이 몇 있어 덧글 답니다. 저는 인사/교육업무에 몸담고 있는 입장이므로 약간의 첨언할 자격은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요즘 MZ세대들이 진짜로 많이들 그런다더라" 는 취지로 많이 강조하셨으나, 감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제가 아는 인사담당자 커뮤니티에서 이 문제가 이슈화된 것을 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물론 상급자들이나 관리자들이 "요즘 MZ세대들은 이해가 잘 안 된다" 고 토로하는 경우는 매우 많습니다. 그러나 "MZ세대들은 많이들 이어폰 꽂고 일한다더라" 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다음으로 "무한이기주의에 물들어 있다" 고 말씀하셨는데, 상황을 뒤집어 보면 '나 자신의 안녕부터 챙기지 않으면 장기적 생존이 실제로 위협받는 세대' 가 MZ세대입니다. 이건 이기주의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합당한 생존전략입니다. 개인의 사적 영역과 회사의 공적 영역이 충돌할 때 이들은 공을 위해 사를 희생하지 못합니다. 이들은 사를 희생하면 생물학적으로 생존할 방도가 없는 세대입니다. 블레이드 얼룩커님께서 자녀분들이 있으시다면, 그들이 건강한 삶을 살기를 빌어주는 부모의 마음으로 MZ세대 사원들을 바라봐 주십시오.
아울러, MZ세대의 문제를 '예의에서 어긋난다' 는 인성의 문제로 환원하셨는데 그 근거가 업무상의 실수나 긴급상황 대응이나 외부인 응대 같은... 전부 인성 이외의 문제들이라는 점, 그나마 예의의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것이 "기분 나쁘다", "꼴불견", "골치 아프다" 같은 말씀들인데 이건 전부 상기한 것처럼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자기주장이 강한 게 기분이 나쁘실 수 있겠지만, 그들은 자고 일어나면 세상이 바뀌어 있는 2020년대를 살아가는 2020년대의 원주민들입니다.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상황 판단을 재깍재깍 해야 살아남는 세대인데 자기주장이 강한 게 당연하지 않을까요?
사례 1)
"업무 중에 상급자들이 뻔히 돌아다니는 걸 알면서 어딜 이어폰을... 내가 지켜본다는 걸 알고 있을 게 분명한데도 빼지 않는 걸 보니 나를 아주 우습게 보는 게로군!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어. 요즘 것들은 다 저 모양이야!"
→ "김○○ 사원, 자네 이어폰을 끼고 일하고 있던데,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나? 집중이 잘 된다고? 물론 당장 맡겨진 일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속 들어오는 지시도 있고 외부에서 손님들도 오실 거라 신경써야 할 게 많아. 외부인들이 자네를 보면 환영받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겠나? 거기까진 미처 몰랐다고? 자네 여기 들어온 지 아직 몇 달쯤이라고 들었는데, 이어폰 끼는 것은 회사 업무에 충분히 익숙해지면 그때 하는 게 어떨까?"
사례 2)
"윗사람이 시킨 대로 하지는 못할망정 그냥 제멋대로 일처리를 하다니... 자기가 알면 뭘 안다고 윗사람을 대놓고 무시하는 거야! 이게 하극상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이거 우리 조직에 제대로 골칫덩어리가 들어왔군. 이렇게 자기주장들이 강하니 다들 MZ세대를 싫어하지."
→ "김○○ 사원이 일처리한 걸 봤는데, 이건 내가 지시했던 방식이 아니더군.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나? 아, 빨리 결정해야 하는데 내가 바빠 보여서 부득이 직접 결정했다고? 그럴 경우에는 저기 이 대리에게 대신 물어봐서 결정할 수도 있고, 우리 작년 보고서를 기준으로 숫자만 고쳐서 처리할 수도 있지. 이런 방식은 자네한테는 당장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우리 조직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나중에 크게 문제가 될 수 있어. 다음엔 긴급한 상황에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이 대리에게 가르쳐 달라고 하게."
블레이드 얼룩커님이 읽으시면 좋을 것 같아, 제가 예전에 따로 써서 얼룩커 픽에 올라갔었던 글도 같이 링크해 드립니다.
https://alook.so/posts/E7taayR
네, 그런 인식과 문화가 성과를 내는데 직접적으로 연결됐다면 동의합니다.
업무 효율을 위한 범위내에서만 허용되면 괜찮지만 요즘 이 범위가 너무 무분별하게 넓어지는 느낌도 없지 않아 있네요..회사라는 단체 생활에서는 업무 효율과 함께 인간적인 배려도 함께 가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