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절규하다!
2022/05/23
무시할 수 없는 주택소유자 달팽이 선생이 나를 부른다. 절규하듯 나를 불러댄다.
"왜? 왜? 무슨 일이야?"
어쩔! 주택소유자가 부르니 무주택자인 나는 샤워하다말고 달려 나올 수 밖에! 부끄부끄. 달팽이 선생은 아랑곳하지 않고 연신 더듬이를 실룩실룩 거리며 빨리 오라고 채촉 해댄다. 달팽이 선생이 울먹이며 나의 손을 끌어 당긴다. 이 느낌적인 느낌. 보드랍다. 참 많이 보드랍다. 그 보드라움에 나의 부끄러움은 저 멀리 시간의 파도를 타고 표류한다. 달팽이 선생 왈, "나랑 어디좀 가자!"
그렇게 달팽이 선생과 나는 시간을 표류한다. 지구를 표류한다.
어디를 데려가는지는 알 수 없으나, 무작정 달팽이 선생을 따라 나섰다. 물론, 옷은 입고. 달팽이 선생과의 표류라니, 설레임반 걱정반! 표류중에 달팽이 선생은 쉬지않고 말한다. 지금부터는 주택소유자 달팽이 선생이 나에게 한 말이다.
얼마전 신문에서 자기 얘기를 했다고 한다. 그 말인즉슨, 이렇다.
'와각지쟁'(蝸角之爭)’이라는 말이 나왔다는 것이다. 이 말은 달팽이 뿔처럼 작은 것을 놓고 다툰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달팽이 선생은 뿔이 작다고해서 절규했단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