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빔보’라고 자신을 밝히는 틱톡의 여자들

뉴욕타임스
뉴욕타임스 인증된 계정 · 독보적인 저널리즘
2022/06/21
 By 소피 헤이그니(Sophie Haigney)

“가슴을 드러내 보이고 싶은 좌파예요? 임신 중절 반대론자들에게 욕을 날려주고 싶어요?” 크리시 클라페카는 ”빔보(Bimbo: 예쁘지만 머리가 빈 여자를 가리키는 비속어-역자 주), 일어나라!”라는 캡션이 달린 51초 분량의 틱톡 영상에서 이렇게 묻는다. 이 영상에서, 시카고에 사는 4백6십만 팔로워를 거느린 22살 코미디언 클라페카는 꽉 끼는 핑크색 미니 원피스와 인조 퍼가 달린 분홍색 코트에 흰색 롱 부츠를 신고, 탈색한 금발의 땋은 머리를 하고 있다. 그녀는 노트에 ‘2+2=<3’이라고 끄적이며 “여러분은 수학 잘해요?”라거나, 책을 거꾸로 든 포즈로 “잘 읽어요? 정말 그렇다면… 어떻게요?”라고 묻는다. 영상 말미에는 창문을 열고 “나는 빔보야, 나는 자랑스러워!”라고 소리친다.

흔히 비방의 대상이 되는 ‘빔보’라는 부류에 대한 클라페카의 찬양은 도발적이며, 심지어 충격적이다.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클라페카는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 인정했지만, 페미니즘의 많은 부분은 ‘고쳐야' 한다고 했다. 그녀 세대의 다른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그녀의 비판 역시 페미니즘 부류의 다수가 역사적으로 백인 위주이며, 이성애 규범성(이성애적 관계만을 보편 규범으로 보고 다른 모든 형태의 성 행위를 일탈로 치부하는 경향-역자 주)을 보이고, 반 트렌스젠더 목소리가 끈질기게 존재한다는 점을 포함한다.

페미니즘의 재정의를 위해 많은 이들이 노력하고 있는 어수선한 시기에, 매우 흥미롭지만 때론 우려스럽기도 한 페미니즘의 새로운 버전들이 다수 등장했다. 이 가운데 하나가 클라페카가 초기부터 도왔던 #BimboTok이다. 코미디언들과 크리에이터들은 이 공간에서 메이크업 조언도 주고 진보적 정책을 풀어 말해주기도 한다. 클라페카의 영상들에서 그녀는 빈정거리고 비꼬는 말투를 남발한다. 그녀는 인조 퍼가 달린 핫 핑크 브라렛을 입어도 괜찮다고, 긴 나눗셈(장제법)을 몰라도, 일론 머스크가 누군인지 몰라도 괜찮다고 외친다.
뉴욕타임스
한글로 읽는 뉴욕타임스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매주 5회, 뉴욕타임스의 보도 기사와 칼럼을 번역해 소개합니다. * 이 계정은 alookso에서 운영합니다.
596
팔로워 2.2K
팔로잉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