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저도 가해자를 악마화하는 대신 가해자의 성찰과 공동체로의 복귀를 도와야 한다는 데에 동의합니다. 출구가 없을 때 가해자들은 자신의 잘못을 어떻게든 인정하려 들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자신들은 무고하다 반박할 테니까요.
다만 자조모임에 대해선 우려가 큽니다. 성폭력 가해자 자조모임을 한다고 친다면, 그 자조모임에선 과연 어떤 대화가 오갈까요? 피해자들의 자조모임은 서로 피해의 경험을 공유하며 마음 속 응어리를 풀어나가고 자신이 겪은 것들이 구조적인 차별과 혐오에 기인한다는 것임을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가해자들이 모인다면요? 가해의 경험이 공유되고 축적될 때, 그곳에서 성찰이 피어날 수 있을까요? 오히려 서로의 억울함이 모여 똘똘 뭉치진 않을까요? 자신들의 억울함을 변호할 비겁한 논리를 만들어내진 않을까요? 그리고 상담자와 가해자가 일대일이 아닌, 일대다로 만났을 때 상담자(혹은 퍼실리테이터)는 가해자들에게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얼마나 설득력있...